"투숙객분들이 상당히 연기를 많이 마셨는데도 돌발행동을 하지 않고, 구조대원들의 지시를 잘 따라줘서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에게 오히려 감사합니다."
최근 안산에서 발생한 화재에서 투숙객 전원을 구조한 31년 차 베테랑 소방관 박홍규 팀장은 "시민 의식이 상당히 높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창문을 깨면서 올라가 열기와 연기를 빼내게끔 하는 상황 판단으로, 52명 투숙객을 모두 구조하는데 성공한 그는 공을 동료들과 지시에 따라준 시민에게 돌렸다.
박 팀장은 "이번 화재 이후 구조대원들에게 집중이 많이 되는데 상황실 직원들, 단장님의 지시, 화재 진압대원들 모두가 있었기에 해낼 수 있었다"며 "구조대원 몇 명이서는 해낼 수 없는 일"이라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새벽 3시38분 신고접수 이후 소방관들은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1층 식당에서 시작된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시작했다. 건물 5층, 6층에는 숙박시설이 있어 자칫 대규모 인명 피해로 번질 수 있는 위급한 상황. 안산 소방서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는 불길이 가장 센 '최성기' 상태였다.
연기로 시야가 가려진 상황에서 구조대원들은 투숙객들의 기침 소리를 듣고 위치를 파악했다. 팀중 막내인 김성준 소방사는 "짙은 농연과 열기 때문에 다수의 투숙객들이 고립된 상태였다"며 "연기를 많이 마셔 패닉이 온 요구조자들이 많아 보조 호흡기를 통해 산소를 공급했다"고 긴박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투숙객 전원 구조는 박 팀장의 빠른 판단과 함께 이를 믿고 따라준 동료대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 팀장은 "후배들한테 인사할 때도 '방가 방가'하고 인사한다"며 "티타임을 할 때도 '우리는 수직 관계가 아닌 수평 관계'라고 얘기한다"고 웃어보였다.
안산 소방서를 찾아 이번 화재에서 활약한 구조대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v_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