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전날 치른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국어·수학 작년보다 쉽게 출제
채점 결과 국어·수학은 작년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국어 표준점수(표점) 최고점은 139점으로 집계됐다. 수험생들의 상대적 성취 수준을 나타내는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울수록 상승하며 140점대 후반이면 ‘불수능’으로 분류된다. 올해 표점 최고점은 ‘역대급 불수능’으로 평가받았던 지난해(150점) 수능 대비 11점 하락했다. 국어 만점자도 작년 64명(0.01%)에서 올해 1055명(0.23%)으로 늘었다.
수학 표점 최고점(140점)도 작년 수능(148점)보다 8점 하락하며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만점자도 작년 612명(0.14%)에서 올해 1522명(0.34%)으로 증가했다. 역시 불수능으로 평가받았던 지난 6월 모의평가(152점)에 비해서도 표점 최고점이 12점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 역시 작년 수능보다 1등급 비율이 상승하면서 쉬웠던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영어 1등급은 6.22%로 작년(4.71%) 대비 1.51%포인트 상승했다. 1등급을 받은 수험생도 2만8587명으로 작년(2만843명)보다 7744명 증가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능 전 과목 만점자는 작년 1명에서 올해 11명으로 늘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어 1등급 비율이 상승하면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2만8587명으로 늘었다”라며 “의대 등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 입시에서 영어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수능 국어·수학·영어가 쉽게 출제되면서 탐구영역이 변수로 부상했다. 사회탐구 9개 과목 중 6개가 작년보다 표점 최고점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생활과윤리 표점 최고점은 77점으로 작년(65점)보다 12점이나 올랐다. 이밖에도 △윤리와사상 73점(63점) △한국지리 69점(65점) △세계사 68점(63점) △세계지리 68점(67점) △동아시아사 67점(66점)으로 표점 최고점이 상승, 작년보다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된다.
과탐보다 사탐 표점이 상승한 이유는 ‘사탐런’ 현상에서 찾을 수 있다. 상위권 대학들이 자연계 학과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에게 필수 응시 조건으로 ‘과탐’을 내걸었다가 정부 정책에 따라 이를 완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임 대표는 “사탐 선택 자연계 학생 중 고득점자가 작년보다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정시모집 눈치싸움 치열해질 것”
작년보다 수능 주요 과목이 쉽게 출제되면서 오는 31일부터 시작되는 정시모집 원서접수에서는 치열한 눈치 싸움이 예상된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예년에 비해 국어·수학의 표준점수 차이가 좁혀짐에 따라 눈치 싸움이 심화할 것”이라며 “과목 지정 폐지 대신 탐구과목에 대한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이 증가함에 따라 교차지원 가능성이 예년과 달라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본인이 응시한 과목에 가산점 등이 부여되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임성호 대표도 “국어·수학의 변별력이 하락한 상황이며, 탐구에서는 사탐런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최상위권뿐만 아니라 상위권·중상위권 모두 치열한 눈치싸움이 불가피해졌다”며 “대학별 가중치, 변환표준점수 방식에 따라 당락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평가원은 오는 6일 수험생들에게 개인 성적표를 배부한다. 성적표에는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표기된다. 영어, 한국사 등 절대평가 과목은 등급만 부여된다.
한편 올해 수능 영역별 응시자 수는 △국어 46만1252명 △수학 44만3233명 △영어 45만9352명 △한국사 46만3486명 △사회·과학탐구 44만7507명 △직업탐구 3628명 △제2외국어/한문 4만4102명이다.
사회·과학탐구 영역 응시자 중 사탐만 응시한 수험생은 22만5135명, 과탐만 응시한 수험생은 17만4649명, 두 영역을 조합해 응시한 수험생은 4만7723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