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김형두 헌법재판관, 정형식 헌법재판관, 이미선 헌법재판관, 정정미 헌법재판관, 김복형 헌법재판관이 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헌재는 즉각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하고 심리에 돌입해야 하는데, 문제는 현재 재판관이 6인이라는 점이다. 원래 헌법재판소는 소장을 포함해 9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되는데 지난 10월 재판관 3명의 임기가 끝났지만 국회에서 여야가 갈등을 빚는 바람에 아직까지 국회 추천 몫 3자리 공석이 채워지지 않고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23조에 따르면 헌법재판소 사건 심리는 재판관 7명 이상이 참석해야 한다. 때문에 헌재는 지난 10월 원활한 기능 유지를 위해 해당 조항의 효력을 임시로 정지한 바 있다. 일각에선 이를 근거로 6인 재판관 체제서 탄핵 사건을 심리·결정하는 일이 법리적으론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반면 6인 체제로 결정하는 것이 위헌 소지가 있단 의견도 제기된다. 황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가 6명으로 심리할 수 있도록 조항 효력을 정지한 것은 ‘놀지 않고 역할을 하겠다’고 국민에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봐야지 실제 탄핵 결정까지 가능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법에 7인 이상이 심리하도록 돼 있는데 ‘묘수’에 불과한 것”이라며 “국회의 잘못으로 헌재에 위법한 행동을 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다만 문형배 헌법재판소장은 이날 출근길에서 ‘6인 심리’가 가능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6인 결정’에 대해서는 “논의해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대통령의 직무정지 시 권한대행이 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재판관 임명은 헌법 제111조에 따른 대통령 고유의 권한인데 권한대행이 이를 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명확하지 않다. 헌법 제71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부총리, 과기정통부 장관 등 법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권한을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내각이 일괄 사의를 표명하면서 권한대행에도 공백이 생길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 변호사는 “대통령 재량의 몫이 아니라 국회 추천 몫의 재판관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은 형식적인 것”이라며 “권한대행도 처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황 교수 역시 “이번 재판관 임명은 내용을 결정하는것이 아니고 국회가 지명한 사람에 대한 형식적인 임명”이라며 가능하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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