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법원 습격 '폭도' 만들었나…"대통령 尹·극우 유튜버의 영향"

사회

뉴스1,

2025년 1월 19일, 오후 12:06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19일 오전 격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해 기물이 파손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경찰 병력이 이동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지 47일 만이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지 나흘 만에 구속됐다. 현직 대통령의 구속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2025.1.1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치주의 최후 보루인 법원을 습격하면서 윤 대통령과 극우 인사를 향한 비판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구속되는 과정에서도 사회 분열을 조장했다는 지적을 받고 았다. 전광훈 목사는 물론 구독자 150만 명 이상의 유튜버 '신의 한수'도 프로파간다(선동·선전) 발언을 일삼아 법원 폭동 사태에 영향을 준 인물로 꼽힌다.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은 곳곳이 상처투성이였다. 부서진 경찰 바리케이드가 도로 곳곳에 널려 있었다. 서부지법 외벽은 곳곳이 뜯겨나갔고 창문 역시 깨진 채로 방치돼 있었다.울타리 안 법원 건물 외벽과 창문은 파괴됐다.

이날 새벽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부지법 앞 지지자들은 폭도로 돌변했다. 이들은 경찰 경비가 다소 느슨한 후문을 통해 법원으로 난입했고 유리창과 사무실 집기 등을 파손했다. 이날 새벽에만 46명이 체포됐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노년 남성은 통행을 막는 경찰을 향해 "법대로 해야지 구속을…"이라고 소리쳤다. 이 남성은 30초간 경찰에게 소리치다가 "내가 죽어야 끝난다"며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자리를 떴다.

서부지법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 씨는 "어젯밤에는 난리였다.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는 데만 10분 넘게 걸렸다"고 고개를 저었다.50대 주민 B 씨는 "법원과 경찰서가 있어서 안전한 동네라고 생각했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번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물로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꼽힌다.

전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측은 윤 대통령의 구속심사 당일인 18일 서울 광회문 인근 집회에서 "서부지법에 안 나타나시는 분들 형사 처벌하겠다"며 지지자들을 압박했다.

이날 오후 3시 20분 기준, 서부지법 일대에는 1만 2000명이 모인 상태였다. 이들 가운데 월담·폭행·감금 혐의 등으로 체포된 인원은 18일 하루에만 40명에 달한다.

이처럼 폭력 사태가 예고됐는데도 전 목사 측이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특수공무집행방해교사 및 방조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전 목사는 지난 16일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1000만 명을 동원해야 한다"며 "사람들을 모집해 오는 교인들에 인당 5만 원의 활동비를 지급하겠다"고도 했다.

구독자 158만명을 보유한 유뷰터 '신의한수'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결집한 인물로 꼽힌다.신의한수'는 "관저 앞 체포조 떴다" "윤석열을 지켜내자" "청년 10만명 모였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유튜브 채널 분석 플랫폼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법원이 윤 대통령 체포 영장을 발부한 지난 1일 기준, 한국 전체 슈퍼챗 순위 1위는 '신의한수'다. '신의한수'는 이날 하루 만에 약 759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9일 오전 현장 점검차 방문한 서부지법에서"이번 사태는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라 생각하고 불법과 폭력 시위에 대해선 앞으로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직무대행은 극우 유튜버들의 선동성 발언과 관련해선 "충분하게 배후를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체포되기 전인 새해 첫날인 1일 "(종북 세력 등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프로파간다 메시지를 던졌다. 윤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체포·구속된 현직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은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극우 유튜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국가세력' '준동' 등의 표현으로 전쟁 트라우마가 있는 노인들을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지지자들을 결집한 뒤 여론전으로 본인의 체포를 막으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분석도 적지 않다. 대통령답지 않게 치졸하고 교묘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대통령의 (여론전) 메시지와 보수 유튜버들의 선동이 이번 법원 폭동 사태에 영향을 줬다"며 "극단적 대립 양상으로 몰고 간 것인데 '폭동을 유도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mr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