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인천세종병원 지하1층 갤러리 란에서 열린 의료나눔 백서 출판기념회에서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사진 왼쪽)이 소아 심장 분야 권위자인 부천세종병원 이창하 진료부원장으로부터 백서를 전달받으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세종병원 제공
백서는 1980년대 세종병원 설립 당시 심장치료 부문의 처절했던 시대상, ‘심장병 없는 세상을 위하여’라는 병원 설립 이념을 추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종병원 의료진의 활약상, 의료기술 발전 과정 등을 고스란히 담았다. 세종병원은 3일 인천세종병원 지하1층 갤러리 란에서 ‘세종병원 의료나눔 40년(1983년~2023년) 기념 백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이 같은 백서를 공개했다.
백서는 1983년 세종병원 개원 이듬해부터 시작한 의료나눔의 역사를 담고 있다. 기록 시점은 의료나눔 40년을 맞은 2023년을 기준(2024년 의료나눔 기록 별첨)으로 했다. 이 기간 세종병원에서 무료 심장 수술 등 의료나눔 혜택을 받은 환자는 국내 1만3천여명, 해외 1천700여명에 달한다.
◇ 백서, 1980년대 과거 대한민국 실상부터 해외 의료나눔 현황까지 담아
백서는 과거 회상으로 시작한다. 1980년대 세종병원 의료나눔 초창기 대한민국의 턱없이 부족했던 의료 인프라와 무르익지 못했던 나눔 문화 속에서 벌어진 각종 이벤트를 생생하게 담았다.
여기서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사실도 모른 채 시름시름 앓다 세상을 등지는 수많은 어린이의 실상, 과거 건강보험 미적용 시절 치료비가 없어 자녀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부모의 한숨, 어떻게든 아이들을 살려보겠다며 도움의 손길을 부르짖는 애절함, 열악한 상황 속 세종병원 의료진의 고군분투 활약상, 묵묵히 나눔에 응답하는 수많은 후원인의 따뜻함, 각종 시행착오를 거치며 발전하는 의료기술 현황 등을 다각도로 엿볼 수 있다. 백서 한켠에 자리 잡은 빛바랜 신문 스크랩이 당시 애절했던 상황을 증명한다.
백서 중반부터는 해외 의료나눔 현황이 펼쳐진다. 1989년 시작된 해외 의료나눔 역시 순탄치만은 않았다. 가까이는 중국, 멀게는 아프리카까지, 의료진의 언어적 장벽과 외국인 환자의 국내 초청 비자 발급 한계, 치료 비용 문제 등 당시 어려움이 백서에 상세하게 담겼다.
또 이를 세종병원이 어떻게 극복했는지 마치 교과서처럼 해법도 엿볼 수 있다. 단순히 심장병 어린이를 치료해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개발도상국 등 현지 의료진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등 의료 인프라 구축 사업(고기잡이 프로젝트)을 펼친 것이 대표적이다.
백서는 파랗던 입술(청색증)이 붉게 돌아온 어린이, 가슴에 심장 수술 자국은 남았지만 활짝 웃으며 고국의 가족과 국제전화를 하는 어린이 등 회복 환자들의 사진, 감사함에 눈시울을 붉히는 보호자들의 사진, 외국어로 쓰인 수많은 감사의 편지 등을 담으며 희망도 선사하고 있다.

3일 인천세종병원 지하1층 갤러리 란에서 열린 의료나눔 백서 출판기념회에서 참석자들이 케이크 커팅을 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부천세종병원장례식장 심동식 대표, 세종사랑회 문경원 회장,
백서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그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무엇보다 의료나눔을 시작한 장본인, 세종병원 설립자 박영관 회장의 일대기를 상세하게 담았다. 박 회장의 활약상을 담은 웹툰 ‘명의(그림 박성환·김지연, 글 김영훈)’도 백서를 넘기며 볼거리다.
당시 열악했던 상황 속 의료진의 고군분투와 국내 최초로 심장치료 전문 병원으로 태동한 세종병원의 위상은 박 회장(심장혈관흉부외과)을 비롯한 이흥재 전 한국소아심장연구회장(소아청소년과), 서정욱 우촌심뇌혈관연구재단 이사장(병리과), 박표원 세종병원 과장(심장혈관흉부외과), 김성호 세종병원 과장(소아청소년과), 권혁남 전 세종병원 의공학연구실장 등 살아있는 심장치료 부문 전설들의 대담으로 엿볼 수 있다.
시민들의 소중한 발 역할을 하면서 선천성 심장병 의료나눔에 앞장서는 택시 기사들, 소중한 후원금과 따뜻한 위로를 아끼지 않은 스포츠 등 각계 스타들과 수많은 후원인·후원기관, 고단했던 심장치료를 마침내 극복하고 세상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히말라야 정복에 나선 심장병 환우와 그 가족의 이야기도 담았다.
의료나눔은 아니었지만, 어릴 적 세종병원에서 선천성 심장병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인연으로 나눔 활동에 앞장서는 이정화 작가(서예가)는 ‘심장병 없는 세상을 위하여’라는 병원 설립 이념에 더해 ‘덕분에 아름다운 향기가 세상에 가득합니다’라는 내용의 서예 작품으로 수십년 세종병원 의료나눔 속에 함께한 모든 이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그의 서예 작품은 백서 표지를 장식했다.
◇ 세종병원 의료나눔 40년=세상을 바꾼 40년, 앞으로도 계속
세종병원의 지난 40년 의료나눔은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하는 선천성 심장병 환자 수 사실상 제로화, 건강보험 적용 및 한국심장재단 발족 등 제도 마련, 타 의료기관과 국민의 의료나눔 문화 확산 등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서는 이를 두고 ‘세상을 바꾼 40년’이라 정의했다. 대한민국에서 더는 돈이 없어, 의료기술이 부족해 심장병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가 없게 된 것이 이를 대변한다. 세종병원은 이번 백서 발간을 기점으로 의료나눔 발걸음을 위한 신발 끈을 다시금 조여 맨다는 방침이다.
‘심장병 없는 세상을 위하여’라는 병원 설립 이념 추구를 위해 아직 존재할지 모르는 국내 의료 사각지대 발굴과 함께 해외 의료나눔 확대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은 “의료나눔 백서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의료진의 고단했던 수십년 세월의 무게와 열정, 수많은 후원인의 따뜻한 마음, 국경을 뛰어넘어 새 삶을 찾은 환자들의 희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모든 분께 위로와 감사를 전한다”며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는 함께하는 사람들의 사랑이 있기 때문이고, 여러분이 끊임없이 나눠주는 사랑 덕분에 세상이 더 아름다워지고 있다. 세종병원은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 사랑과 희망의 가치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판기념회와 함께 ‘심장병 환우 돕기 바자회’ 열어…나눔 의미 더해
한편, 세종병원은 이날 출판기념회와 맞물려 ‘심장병 환우 돕기 행복나눔 바자회’도 개최, 나눔의 의미를 더했다. 인천세종병원 지하1층 비전홀에서 열린 바자회에는 파우치, 의류, 화장품, TV 등 각계각층에서 보내온 다양한 생활용품이 마련됐다.
특별히 부천세종병원 자문위원회(회장 김기명)에서 후원금과 물품 등 3천만원 상당을, ㈜영원아웃도어에서 5천만원 상당의 물품을 후원했다. 성기학 ㈜영원무역·㈜영원아웃도어 회장은 이날 직접 출판기념회 및 바자회를 찾아 나눔의 의미를 강조했다. 바자회는 4일까지 진행된다. 수익금 전액은 심장병 환우 돕기 후원금으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