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녹음해 아동학대 신고…2심 "초등교사 정직 처분 '정당'"

사회

뉴스1,

2025년 4월 03일, 오후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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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자녀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초등교사의 아동학대 행위를 신고한 사건에서 교사에게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1심 법원의 판단이 2심에서 반대로 뒤집혔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 김경애 최다은)는 3일 초등교사 A 씨가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정직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녹음파일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어서 증거능력이 없고, 정서적 학대 행위를 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증거능력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이 선고되기도 했다"면서도 "녹음파일 등이 직접 현출되지 않은 징계 절차에서 원고가 발언을 모두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개된 교실에서 여러 학생이 있는 상황에서 한 원고의 발언은 교사가 학생에 대한 지도·교육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정당한 훈육 수준을 넘어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가 수업 시간 중 수업 태도를 지적해 개선하고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고자 했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원고에게 감사한다는 내용의 편지와 탄원서를 제출한 점을 감안해도, 정직 3개월의 징계를 채택한 것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 광진구의 한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로 근무한 A 씨는 2018년 3월 담임을 맡은 학급에 전학 온 학생에게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아. 공부 시간에 책 넘기는 것도 안 배웠어", "구제 불능이야", "바보짓 하는 걸 자랑으로 알아요" 등 정서적 학대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의 발언은 학생의 부모가 가방에 몰래 넣어 둔 녹음기를 통해 확인됐다. 부모는 2018년 4월 A 씨를 아동학대로 신고했고, A 씨는 정직 4개월 처분을 받았다.

앞서 지난해 5월 1심은 "공개되지 않은 사인 간 대화를 녹음할 수 없도록 하고 그 대화 내용을 징계 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한 통신비밀보호법 취지에 비추어 녹음파일 등을 분명히 배제하지 않은 채 그 존재와 내용을 참작해 이뤄진 징계양정은 타당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한편 A 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재판에선 1심과 2심은 A 씨의 발언을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월 A 씨의 수업 시간 중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에 해당해 증거능력이 부정된다며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