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들 "美 상호관세로 공급망 재편 불가피…물밑협상 모색"

사회

이데일리,

2025년 4월 04일, 오전 02:00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26%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발표했다. 국내 주요 로펌들은 우리 기업들의 대미 수출과 글로벌 공급망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기업들의 생산기지 재편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미국과의 물밑협상을 통한 관세 감경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하라’는 제목의 로즈 가든 행사에서 상호관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AFP)
법무법인 율촌과 법무법인 세종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기업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1977년 제정된 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하고, 한국을 포함한 50여개국에 대해서는 국가별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4월 3일부터 모든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가 부과되고, 4월 5일부터는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10%의 기본관세가 부과되며, 4월 9일부터는 한국 등 50여개국에 개별 관세율이 적용된다.

우리나라에 적용되는 상호관세율은 26%다. 이는 유럽연합(EU)(20%)보다 높고 일본(24%)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주요 생산기지인 베트남(46%)과 중국(34%)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는 점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이 25%라고 밝혔지만 이후 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26%로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행정명령 부속서에 표기된 26%가 맞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래픽=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세종은 이번 상호관세가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3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미국 시장에서 타국 기업에 비해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둘째, 한국 기업이 해외에 보유한 제조기지가 상호관세 대상국에 포함돼 있어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하다. 셋째, 관세 기준이 ‘국가별’로 적용되는 만큼, 글로벌 조달·생산·물류의 흐름 전체를 고려한 공급망 전략이 요구된다.
세종은 “이번 조치는 일시적인 통상 압박이 아니라, 미·중 전략경쟁과 그에 따른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등장한 구조적 변화의 일부”라며 “단기 대응을 넘어 기업 전반의 공급망 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은 또한 캐나다와 EU가 트럼프의 관세 조치에 대해 보복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다고 전했다. 캐나다 총리는 “미국이 추가 조치를 한다면, 우리도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으며, EU 집행위원장도 “모든 수단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강력한 대응과 협상을 병행할 것임을 명확히 했다. 특히 EU는 과거에도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해 위스키, 청바지, 오토바이 등 미국 수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한 전례가 있어 무역분쟁 확산 가능성도 우려된다.

율촌은 관세 감경 또는 면제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 근거로 △행정명령에 관세 인하 권한이 포함돼 있다는 점 △캐나다·멕시코와의 협상 사례 △환율조작 등 일부 사유에 대한 반박 가능성 △미국 내 반발 여론 등을 들었다. 특히 캐나다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 종식 결의안이 미국 상원에서 승인된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물밑협상을 통해 감경이나 면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의약품, 구리 등 일부 품목은 상호관세 적용에서 제외된다. 율촌은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에너지 및 특정 광물도 면제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율촌은 “현재 면제된 품목에 대해서도 추후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른 관세 부과 가능성이 있다”며 “정책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짚었다.

세종은 △원산지 표시 및 검증 관련 내부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정비 △자유무역협정(FTA) 특혜 요건 충족 자료 구비 △관세법 및 대외무역법의 개정 방향 상시 모니터링 등의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