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2025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5.5.11/뉴스1 © News1 박혜연 기자
루시아는 "오늘을 위해서 숙소에서 혹독한 훈련을 거쳤다"며 "어떠한 장난을 치거나 어떠한 방해 공작이 들어와도 절대 웃거나 심박수가 빨라지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회에 같이 참가한 다른 멤버 마고(본명 김혜승·21)는 "저는 마법을 걸어 1등을 할 것이니까 아무도 막을 수 없다"고 말했고, 멤버 마리(미국 출생·21)는 "태어날 때부터 멍 때리면서 태어나서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위치스가 마법을 부리는 '마녀'를 콘셉트로 하는 만큼, 멤버들은 이날 검은 망토 차림과 빗자루를 든 모습으로 현장에 나타나 시선을 끌었다. 팬들은 위치스와 함께 사진을 찍고 "화이팅"이라며 응원했다.

5인조 걸그룹 '위치스'가 11일 오후 '2025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접수처에서 대기하고 있다.2025.5.11/뉴스1 © News1 박혜연 기자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열린 '한강 멍 때리기 대회'에는 5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128명(80팀)이 참가했다. 올해는 10대부터 60대까지, 군인·구급대원·사회복지사·기관사·교도관 등 사회 곳곳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시민들이 참가했다.
공군 복무 중 휴가를 내 대회에 참가했다는 양준성 씨(23·남)는 "전역 전에 군 생활 추억을 어떻게 쌓을까 생각하다가 한 번 참가해보고 싶어서 (전우들과) 함께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 씨와 같은 생활관을 쓴다는 다른 공군 병사 참가자 남윤우 씨(23·남)는 "전역하고 나면 더 전쟁터 같은 사회로 나가게 될 텐데, 거기서 평정심을 잃지 말자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11일 오후 '2025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남긴 신청 사유 모음.2025.5.11/뉴스1 © News1 박혜연 기자
이날 대회에는 다양한 복장의 참가자들이 등장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동물 '라마' 탈을 쓰고 참가한 남성 유튜버에게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진 촬영 요청이 쇄도했다.
'인싸라마' 틱톡·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김 라마'(만 5세 주장)는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날씨가 좋은 것 같다"며 "원래 양화대교 남단 한강공원 출신인데 반포대교로 한 번 와 봤다"고 말했다.
김 라마는 '인기를 체감하느냐'는 질문에 "원래 이렇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긴장돼서 밥을 많이 먹고 왔는데, 대장 이슈만 없다면 충분히 멍 때리고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대회 참가자는 90분 동안 기술 점수(심박수 그래프)와 예술 점수(현장 시민 투표)를 종합해 심사받는다. 암밴드형 심박 측정기를 착용한 참가자들은 15분마다 측정된 심박수 그래프를 바탕으로 기술 점수를, 현장에서 관람하는 시민 투표로 예술 점수를 받는다.
시민이 뽑은 예술 점수 상위 10팀이 추려지고, 이 중 기술 점수가 높은 순으로 최종 1~3등과 특별상 수상자가 결정된다. 1등에게는 트로피와 상장, 2~3등에게는 상장이 수여되며 참가 선수 전원에게 대회 참가 인증서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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