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를 바라보며 산책을 하고 있다. 2025.6.3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새벽에 내린 빗줄기도 이른 무더위를 식혀주진 못했다. 오히려 높은 습도는 체감온도를 높이며 출근길 시민들의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히게 만들었다.
1일 오전 8시 20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3번 출구, 계단을 오르는 시민들 흐르는 땀은 연신 닦아내고 있었다. 개중에는 작은 바람으로 열기를 달래 보려 손풍기를 들고 이동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25도를 기록했지만 90%가 넘는 습도는 체감온도를 30도 가까이 끌어 올렸다. 구름 가득 흐린 날씨였고 종종 바람이 불어왔지만 습기를 머금고 있어 더위를 달래지는 못했다.
서울 구로구 온수동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가량 걸려 광화문에 도착한 김종갑 씨(56)는 "사람이 많아 (버스에서) 에어컨이 나와도 힘들다"며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직장 때문에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어야 한다는 윤 모 씨(31)는 높은 습도로 몸에 달라붙는 셔츠가 출근길 발걸음을 더 무겁게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출근길마다 옷이 달라붙어 불쾌감이 크다"라며 "지하철에서 인파에 부대끼는 것에 하루의 시작부터 지친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A 씨는 지난밤 열대야로 밤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중간중간 깨기도 했다며 "요즘 하루 종일 에어컨을 켜놓고 산다"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서울 강서구 화곡역 일대에서도 손수건으로 땀을 닦아내며 역으로 향하는 출근길 직장인들의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 세워져 있는 시내버스 내부는 안에서 틀어놓은 에어컨의 냉기로 외부와 온도 차가 발생하면서 하얗게 김이 서렸다. 역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서 내리는 시민들은 갑자기 엄습하는 열기에 인상을 찡그리기도 했다.
화곡역 인근에서 옥수수를 파는 60대 노점 주인은 "너무 습해서 날씨가 후덥지근하다"라며 낮에는 얼마나 더 더울지 걱정이 된다고 했다. 최근 열대야로 밤에는 에어컨 없이는 살 수도 없다고 말한 이 노점상은 "그래도 먹고살려면 더워도 일해야 한다"며 목에 건 수건으로 땀을 닦아 냈다.
한편, 이날 전국 낮 최고기온은 27~35도까지 오르며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체로 흐린 날씨지만 높은 습도로 체감온도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표된 상태로 밤에도 평균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 현상도 계속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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