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수의사회 "김포 공공동물병원 하루 6건 진료에 수억 예산 낭비"

사회

뉴스1,

2025년 7월 11일, 오전 11:27

김포시 반려동물 공공진료센터(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김포시가 전국 최초로 전 시민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김포시 반려동물 공공진료센터'가 개소 1년을 맞은 가운데, 대한수의사회가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포시는 최근 공공진료센터 운영 1주년을 기념해 지난 1년간 총 1,626건의 진료를 진행했으며 이 중 82.8%가 일반 시민의 이용이었다고 밝혔다. 시는 이를 통해 '보편적 반려복지' 실현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한수의사회는 11일 공공동물병원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입장문을 통해 이를 반박했다. 센터 설립에 4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하루 평균 진료 건수가 6건에 불과하고, 연간 수익은 1,500만 원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수의사회는 이미 센터 추진 단계부터 수의계와 일부 시의원이 예산의 비효율성과 사업의 우선순위를 문제 삼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김포시는 이러한 지적을 외면한 채 사업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포시 반려동물 공공진료센터 내부 전경(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또한 수의사회는 보다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동물의료 바우처 사업'을 제안했다. 해당 사업은 지자체가 지역 내 민간 동물병원과 협력해 보호자의 진료비를 일부 지원하는 방식이다. 기존 의료 인프라를 활용함으로써 추가적인 예산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김포시는 공공진료센터 개설에만 약 4억 3000만 원을 투입했다. 매년 인건비 및 운영비로 1억 7000만 원 이상을 지속적으로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바우처 사업은 훨씬 넓은 범위의 시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수의사회의 주장이다.

접근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렸다. 수의사회는 "김포시의 면적은 여의도의 약 95배에 달하지만, 단 하나의 공공진료센터만을 운영하면서 이를 '전 시민 대상'이라고 홍보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주장"이라며 "공간적 한계로 인해 실질적인 이용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다.

정책 우선순위의 왜곡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포시의회 역시 유기동물 관리 대책이 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김포시는 유기동물보호센터를 자체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외부에 위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포시에서 구조된 유기동물들이 양주시 등 타 지자체로 이송되고 있다.

대한수의사회는 "김포시가 '전국 최초'라는 타이틀을 강조하며 반려동물 진료센터를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공공의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유기동물 진료는 외면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현재 경기도 내 31개 시군 중 10개 시군이 유기동물 보호시설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수의사회는 "보호자가 없는 유기동물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보호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예산 편성과 정책 집행에 있어 실질적 효과를 중심에 두는 신중한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해피펫]

badook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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