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르면 찌릿’ 담 아닌 이 증후군

사회

이데일리,

2025년 7월 11일, 오후 01:44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근육이 뭉치고 뻐근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담’이 아닌 ‘근막통증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근막통증증후군(Myofascial Pain Syndrome)은 근육과 근막에 생기는 만성 통증질환이다. 특정 근육 부위를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긴장이 쌓이고, 근육이 수축하거나 이완된 상태로 굳어져 지속적인 통증이 나타난다. 주로 뒷목과 어깨, 허리 등에 발생하지만, 근육과 근막이 있는 어느 부위든 나타날 수 있다. 눌렀을 때 찌릿한 느낌, 주변 부위로 통증이 퍼지는 ‘연관통(referred pain)’이 특징이다. 근육 수축과 이완 기능이 저하되기도 한다. 통증의 정도는 가벼운 불편감부터 잠을 설칠 정도로 강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장시간 동일한 자세를 유지하면 증상이 심해진다.

근막통증증후군은 보통 고령층에서 많지만, 최근 2030세대에서도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따르면 2030세대 환자 수는 2020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23년 53만 4442명을 기록했다. 무리한 근육 사용, 스트레스, 외부 충격, 근골격계 퇴행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젊은 세대는 장시간 같은 자세로 일하거나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생활 습관이 발병 원인이 된다. 목·어깨·허리 근육의 과도한 긴장 외에도, 스트레스, 수면 부족, 카페인 과다 섭취도 근육 회복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거론된다. 특히 최근에는 클라이밍,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등 액티비티 스포츠에 참여하는 젊은 세대가 늘면서,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무리하게 쓰는 사례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근막통증증후군을 단순한 근육 문제가 아닌 기혈 순환 장애와 자율신경계 불균형의 관점에서 진단한다. 근육 통증이 있는 환자는 신체 검진과 함께 체성분 검사, X-ray, MRI 등을 활용해 통증 원인을 파악한 후, 한방검사를 통해 기혈 순환과 자율신경계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때 한방검사는 주로 DITI(적외선 체열검사), HRV(자율신경기능검사) 등을 시행한다. 통증 유발점에는 침, 뜸, 약침 치료 등을 적용하며, 필요에 따라 추나요법이나 한약 처방을 병행해 통증을 완화한다.

백용현 강동경희대병원 침구과 교수
백용현 강동경희대병원 침구과는 “근막통증증후군은 조기에 진단하고, 꾸준한 치료와 자가 관리를 병행하면 재발을 예방하고 근본적인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근막통증증후군 치료를 받았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하며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자세, 식습관, 수면 습관을 점검하고 올바르게 교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근무 중에는 주기적인 스트레칭을 하고,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장시간 고개를 숙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또한 야식과 과도한 카페인 섭취를 줄이면 근육 회복에 도움이 된다.

백용현 교수는 “시원함이 통증 부른다”며 여름철 찬바람 온도차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이 불가피하지만, 찬바람과 실내외 온도차는 통증을 악화시킨다. 찬바람은 근육과 인대를 경직시키고,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로 인해 근육이 수축하거나 혈액순환이 저하되면 통증이 심해진다.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외 온도차를 5도 이내로 유지하고, 찬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냉방이 강한 실내에서는 스카프나 얇은 외투로 목, 어깨, 무릎 등을 보호하고, 찬 음료 대신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따뜻한 물로 샤워하거나 족욕, 온찜질을 통해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실내 스포츠나 운동을 할 경우, 냉기로 인한 근육 긴장을 줄이기 위해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 교수는 “작은 생활 습관의 차이가 통증 악화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한다”며 “여름철에는 냉방기기 바람을 직접 쐬지 않고, 따뜻한 찜질과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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