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규모 산불로 피해를 입은 강아지들의 점점 건강을 되찾았다(동물보호단체 제공). © 뉴스1
대규모 산불로 갈 곳을 잃은 반려동물들의 근황이 공개됐다. 지난 3월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집이 전소되며 주인 할아버지의 손에서 떠나야 했던 '대추', 심각한 외상을 입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희망이' 등이 동물보호단체의 도움으로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14일 민간 동물 구조·보호기관인 도로시지켜줄개(이하 도로시)와 사단법인 유엄빠(유기동물의 엄마아빠, 이하 유엄빠)는 지난 산불로 신체적·정신적 상처를 입고 보호소에서 머물고 있는 반려동물들이 다양한 도움으로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는 근황을 전했다.
도로시에는 집이 전소되며 주인 할아버지의 손에서 떠나야 했던 '대추', 심각한 외상을 입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치료를 받고 있는 '희망이'가 머무르며 치료를 받고 있다.
대추는 주인을 잃은 상실감에 멍하니 있는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보호소 관계자의 다정한 손길을 따라 산책을 나설 만큼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이는 다친 다리의 기능 회복을 위해 매일 재활 운동을 받으면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유엄빠에는 산불 발생 당시 뜨겁게 달아오른 철제 케이지에서 나오지 못하고 새끼들을 감싸며 화상을 입은 '금순이', 짧은 줄에 묶인 채 불길을 피하지 못해 고통 속에서 구조된 강아지 '누리' '두비' 등이 보호받으며 머물고 있다.
구조 직후 공격성이 강해 사회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금순이는 보호소의 지속적인 돌봄 속에 온순한 성격을 되찾았다. 함께 구조된 새끼들 역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누리와 두비는 화상 치료를 이겨내고 현재는 심장사상충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아지, 고양이를 보호하고 있는 단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구조된 동물들을 건강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의료비, 재활, 먹거리 등 지속적인 자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보호소가 100% 민간 후원으로 운영되다 보니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박민희 유엄빠 대표는 "하루하루 동물들이 건강을 회복하고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도 용기와 희망을 얻고 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도 동물들의 회복을 곁에서 온전히 지켜주기 위해서는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사료나 간식 같은 일상적인 제품이 동물들에게는 '다시 살아도 괜찮다'는 신호가 된다"며 "지속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 같은 회복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업계에 알려지며 민간기업의 후원도 조금씩 이어지고 있다.
반려동물들의 피해사실을 듣은 네츄럴코어는 동물보호단체에 꾸준히 후원을 하고 있다.
송주미 네츄럴코어 브랜드 운영 총괄본부 이사는 "생명을 살리는 것은 단지 구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삶에 얼마나 오래 마음을 쏟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동물들이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기업의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동물 보호에 앞장서는 보호소 및 관련 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실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해피펫]
news1-10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