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김밥 식중독 급증…"익히고, 바로 먹고, 손 씻어야"

사회

뉴스1,

2025년 7월 15일, 오전 09:00


여름철 식중독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서울 방배동 김밥집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의심 사례가 130건을 넘어서기도 했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음식이 빠르게 부패하는 계절적 특성과 맞물려 전국적으로 식중독 환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15일 백순영 가톨릭의대 미생물학 명예교수는 "김밥은 여러 재료를 사용하는데, 이 중 하나라도 상하면 수 시간 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김밥은 냉장된 재료로 즉석 조리해 바로 먹는 식품인데 대형 매장에서는 실온에 재료를 방치하거나 말아둔 김밥을 장시간 두는 일이 많다. 이런 조건이 여름철 식중독 발생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이어 "살모넬라, 황색포도상구균, 병원성 대장균, 캠필로박터 등은 일상적인 식재료에서 쉽게 검출되는 균들로 중심부까지 완전히 익히지 않은 고기나 달걀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며 "냉장보관은 세균 증식을 늦출 뿐 이미 생성된 독소나 균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밥처럼 여러 재료를 한 도마에서 반복 조리하는 음식은 교차오염에 취약하다. 백 교수는 "육류는 75도 이상에서 충분히 익혀야 하며 칼과 도마 등 조리 도구는 반드시 구분해 사용하거나 락스 희석액이나 열탕 등으로 살균해야 한다"며 "도마 하나로 채소·달걀·고기를 동시에 다룰 경우 오염 범위가 넓어질 수 있고 여름철 상온에서는 세균이 급속히 증식해 냉장이나 가열로도 제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샐러드, 김밥처럼 가열하지 않고 먹는 음식에서는 이런 오염이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식중독 발생 건수는 266건, 환자 수는 4590명으로 집계됐다. 월별 환자 수는 3월 715명, 4월 731명에서 5월 1492명으로 급증했다. 기온 상승과 더불어 도시락, 김밥, 샐러드 등 간편식 유통이 증가한 점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식중독은 복통, 설사, 구토 등 급성 증상으로 시작되며 발열이 동반될 경우 세균 감염 가능성이 높다. 병원균이 위쪽에 있을 경우 구토, 장 쪽에 있을 경우 설사가 발생하며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달리 통증이 수시간 지속되고 강도가 센 편이다.

이런 증상이 △2일 이상 이어지거나 △대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는 경우 △소변이 하루 이상 나오지 않는 경우 △체온이 38도 이상일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특히 영유아와 고령자는 탈수로 인한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백 교수는 "탈수는 어지럼증, 입마름, 기립성 저혈압 등으로 나타나며, 수액 치료 등으로 빠르게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사나 구토가 발생했을 때 무심코 복용하는 지사제나 항구토제는 몸의 자연적인 방어 작용을 방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몸이 독소나 병원균을 체외로 배출하려는 과정에서 이를 억제하면 회복이 오히려 지연될 수 있다며, 증상이 발생하면 자가 약물 복용보다는 빠르게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예방 수칙으로는 △육류는 75도 이상에서 충분히 익히기 △칼과 도마 등 조리도구는 반드시 구분하기 △조리 후 2시간 내 섭취하기 △재료는 냉장 보관하기 △손 씻기 등이 핵심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비누와 흐르는 물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설사병 발생률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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