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장관 후보자 “탈원전? 재생에너지와 믹스…빨대 꼭 써야 하나”(종합)

사회

이데일리,

2025년 7월 15일, 오후 09:53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향후 대한민국의 에너지 정책은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적절히 섞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적정하게 믹스하면서 가는 게 대한민국의 장차 에너지 정책이 돼야 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텀블러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시스)


◇ 신규 댐 건설 추진 재검토…무공해차 보급 부진에 “걱정”

그는 “(문재인 정부와 달리) 이재명 정부는 안전성이 담보된다면 설계수명이 다 된 원전을 계속 운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며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도 원전을 추가로 2기 짓는 것을 지난 정부 때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합리적으로 잘 믹스해서 대한민국이 탈탄소 사회로 빨리 전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급격한 탈원전을 우려하자 “제가 탈원전을 최근에 주장한 적은 없다. 모호하지 않게 잘하겠다”고 답했다.

기후에너지부 신설에 대해서는 “장관이 되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 중 하나”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환경부와 산업부의 에너지 파트를 결합해 가칭 ‘기후환경에너지부’를 (만드는) 안이 하나 있고, 환경부의 기후정책 파트와 산업부의 에너지 파트를 떼어서 신설하는 두 가지 방안이 있다”며 “국정기획위원회 위원들과 협의한 바 있다”고 했다.

기후에너지부가 해야 할 역할로는 “매우 심각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 정책 파트와 그것을 실제로 시행하는 시행 파트가 함께 탄소중립과 탄소중립 산업을 키우는 일을 함께 해나가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제기된 ‘북한 핵폐수 무단 방류 의혹’에 대해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동일한 기준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번 의혹은 황해북도 평산의 우라늄 정련공장에서 정화되지 않은 방사능 폐수가 예성강을 따라 서해로 유입되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김 후보자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관련된 문제이므로 당연히 (후쿠시마 오염수와) 동일한 잣대로 봐야 한다”며 “관련부처가 합동으로 시료를 채취해서 결과를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했다.

신규 댐 건설 추진의 필요성을 재검토하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김 후보자는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신규 댐 건설이) 꼭 필요한지, 주민들의 반발은 없는지 등을 정밀하게 재검토해서 꼭 필요하면 추진하고 그렇지 않은 건 양해를 구해서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신규 댐 중에는) 평소에는 문을 열어놨다가 폭우가 왔을 때 일시 저류하는 용도로 설계하는 댐도 있고, 다목적댐으로 설계한 것도 있는 것 같다”며 “전체적으로 필요성 여부를 정밀하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이 ‘무공해차 보급 부진’을 해소할 획기적인 방안을 묻자 김 후보자는 “걱정이 태산”이라고 잘라 말했다.

환경부는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무공해차를 총 450만대(전기차 420만대·수소차 30만대)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6월 기준 누적 84만5000대의 무공해차가 보급됐으므로, 앞으로 5년간 365만대가 추가로 보급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김 후보자는 “올해 열심히 해도 100만대도 못 넘을 것 같다”며 “5년 동안 대략 50~70만대 사이의 전기차가 보급돼야만 목표 달성이 가능한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4대강 재자연화 시사…탈플라스틱 로드맵 수립

4대강 재자연화에 대해서는 “4대강 자연화 과정에서의 보 철거 문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보고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올해 안에 ‘탈(脫) 플라스틱 로드맵’을 수립하겠다”고 했지만, 세부적인 정책 내용에 대해서는 “솔직히 고민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드러냈다.

김 후보자는 “(공약이) 플라스틱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게 아니고 보증금을 받아서 다시 돌려주는 것을 통해 재활용률을 높일 것 같다”면서도 “원천적으로 플라스틱의 총량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천적으로 플라스틱을 줄이면서 재활용률을 더 높일 수 있는 대책을 포함해서 조금 더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빨대를 꼭 써야 하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몸이) 불편한 경우나 의료용 등 꼭 필요할 때만 쓰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일정하게 가격을 부담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플라스틱 빨대 금지, 일회용컵 보증제 등 그동안의 일회용품 규제 정책의 미비점도 비판했다.

그는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꾸는 것 역시 정책 전환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며 “보증제를 하려면 라벨을 붙여야 하는데, 무라벨 한다면서 라벨을 붙여야 한다는 정책의 모순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날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김 후보자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법규를 위반을 문제 삼자 김 후보자는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2022년 7월 스쿨존 내에서 어린이 안전에 유의하며 운전해야 할 의무주체를 확대하고 인사 사고를 낼 경우 가중처벌 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발의한 바 있다. 하지만 같은 해 9월 스쿨존 내 신호 또는 지시를 위반으로, 2024년 11월에는 스쿨존 내 속도 위반으로 각각 13만원과 5만6000원의 과태료를 납부했다.

이밖에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여야는 이재명 대통령 장남 결혼식 축의금 제공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장남 이동호 씨 모바일 청첩장에 계좌번호가 공개돼 있었단 점을 거론하며 이씨에게 축의금이 제공된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민주당은 “청문회와 무관한 사안”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김 후보자와 민주당 의원들은 청첩장에 계좌번호는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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