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만난 백해룡 "허심탄회 얘기"…합수팀 협조엔 선 그어

사회

뉴스1,

2025년 7월 17일, 오후 06:22

백해룡 경정이 17일 오후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을 만나기 위해 지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2025.7.17/뉴스1 © News1 김형준 기자

백해룡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경정)이 서울동부지검을 찾아 임은정 동부지검장과 면담하고 인천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대검찰청 합동수사팀(합수팀)을 방문했다.

백 경정은 임 지검장과 내부고발자로서의 애환을 나눈 뒤 합수단에서 마약수사 외압 의혹 사건에 대한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 경정은 17일 오후 5시 23분쯤 서울동부지검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임 검사장과 인간사 얘기도 하고 마약 게이트 얘기를 한 뒤 합수팀과 30분 정도 면담했다"고 밝혔다.

그는 "(임 지검장이) 어떤 점을 강조해서 당부한 것은 없었다"며 "같이 고난을 겪었던 부분이 있으니 서로 눈빛만 봐도 위로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백 경정과 임 지검장은 면담에서 조직 내부 고발자로서의 탄압과 생존 등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백 경정은 임 지검장과 만남 후 인천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합동수사팀도 방문했다. 임 지검장은 백 경정의 합수팀 방문에는 배석하지 않았다.

백 경정은 "(합수팀과 만남에서)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다"며 "합수팀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 수사 진행에 따라 협조할 부분이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입장을 들어보고 제 입장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특검에서는 중간중간 경과보고를 하는데 합수팀이 수사를 하게 되면 진행 과정을 국민들이 알 수 없다"며 "실체를 조금이라도 밝혀보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전향적으로 생각해 볼 텐데 그 과정을 알 수 없으니 합수팀에 협조하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합수팀이 동부지검이 꾸려지면서 백 경정과 임 지검장의 이번 만남이 수사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백 경정은 "애초에 공정성을 저버린 게 검찰"이라며 "공정성을 주장하려면 검찰에서 2023년 9월쯤 이 사건을 알았을 때 송치 요청을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와서 상설특검 법안이 통과되니까 다급하게 대검에서 합수팀을 꾸렸다"며 "셀프 수사를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그걸 받아들이면 대한민국 법치는 무너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만남은 임 지검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임 지검장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수사외압을 폭로했던) 백 경정께 사정을 설명 드리고 내부고발자로서 흔들리지 말고 가야 할 길, 계속 함께 가자고 당부하는 의미에서 격려 방문하러 와 주십사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과거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재직하던 백 경정은 현재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을 맡고 있다.

백 경정은 영등포서 재직 시절 세관 마약 밀수 사건을 수사하며 2023년 10월 중간 수사 언론 브리핑을 앞두고 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과장이었던 조병노 경무관으로부터 '관세청 관련 문구 삭제'를 요청하는 전화를 받았고, 당시 영등포경찰서장이었던 김찬수 총경으로부터 "용산에서 알고 있다.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외압을 주장했다.

당초 이날 만남은 채 해병 순직 관련 수사를 맡았던 박정훈 대령도 함께할 예정이었으나 개인 일정으로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jun@news1.kr

이시간 주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