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을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현판 제막을 마친 뒤 발언을 하고 있다. 2025.7.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과 연루된 정치권과 기업을 향해 전방위적인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주요 피의자들이 잇단 도주와 비협조하면서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집사 게이트' 의혹의 핵심 피의자 김예성 씨가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이래 전날 제3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직후다.
김 씨 배우자 정 모 씨 역시 지난달 29일 베트남 호찌민으로 출국하려다 실패하고 서울 강남 모처에 잠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수사 범위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자 특검팀은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고 신속하게 외교부를 통한 여권 무효화 조치에 나섰다. 도주 사실을 파악하고 즉시 경찰청을 통해 지명수배와 인터폴 적색수배 절차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김 씨가 협조하지 않는다면 국내 송환해 소환 조사하기까지 2~3주가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문홍주 특검보는 지난 17일 "김 씨는 지금이라도 즉각 수사에 협조하길 바란다"며 "김씨 처 역시 신속히 특검에 소재 및 연락처를 밝히고 자진 출석해 조사받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핵심 피의자 4명 중 절반만 신병을 확보한 상태다.
법원은 이날 새벽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성옥 전 회장에 대해선 '소명 부족'과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기각했다.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에 대해선 전날 오후 2시 10분으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사전 예고 없이 불출석해 구속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특검팀이 영장 심사 불출석한 경우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되리라 기대한 것과는 다소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이다.
형사소송법상 한 차례 구속기한을 연기해 최장 20일 안에 구속 피의자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나머지 2명에 대한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수사에 차질이 예상된다.
그뿐만 아니라 '명태균 게이트' 관련 혐의를 받는 야권 정치인들이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8일 거주지 등 압수수색 직후 "특검에서 조사를 요청하면 당당하고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과 달리 이후 잠금 설정된 아이폰을 임의 제출하면서 비밀번호는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통보한 날짜에 출석할 수 없다며 서면 조사로 대신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김영선 전 의원 역시 소환조사 일정을 통보받았으나 창원지법에서 재판받고 있어 오는 28일 법원 휴정기 이후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 특검보는 "장기간 중요 관련자로 언급됐음에도 촉박하지 않은 재판 일정이나 개인 사정 등 납득할 수 없는 사유로 출석 일자를 장기간 미루거나 거부 의사를 밝히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정된 시간 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는 점을 감안해 관련자들 역시 신속한 수사를 진행할 수 있게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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