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개 떨군 ‘남편 명의 대리투표’ 선거사무원 (사진=연합뉴스)
박씨는 지난 대선 사전 투표 첫날인 5월 29일 정오쯤 서울 강남구 대치2동 사전투표소에서 신분증으로 투표 용지를 발급받아 대리투표를 한 뒤, 약 5시간 후 자신의 신분증으로 다시 투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남구 보건소 소속 계약직 공무원인 박씨는 투표사무원으로 위촉돼 투표 용지를 발급하는 업무를 담당해 이 같은 범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같은 사람이 하루 두 번 투표하는 것을 수상히 여긴 참관인의 이의 제기로 적발됐다.
박씨는 그간 “왜 대리 투표를 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했다. “남편과 공모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아닙니다”라고 했고, 범행을 미리 계획했냐는 물음에는 “순간 잘못 선택했다. 전혀 그런 것 아니다”라고 했다. 또 박씨는 대리 투표가 불법이라는 것을 몰랐으며, 과거 선거 사무원으로 근무할 때는 대리 투표를 한 적이 없다고 극구 부인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선거사무원으로 근무하게 된 것을 기회로 이용해 남편 명의의 사위(거짓) 투표를 한 것으로, 이는 헌법이 규정한 직접투표의 원칙을 훼손하고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결과에 이르기 때문에 엄중한 처벌의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선거사무원으로 근무하게 된 것을 기회로 이용해 남편 명의의 사위(거짓) 투표를 한 것으로, 이는 헌법이 규정한 직접투표의 원칙을 훼손하고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결과에 이르기 때문에 엄중한 처벌의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박씨가 약 40여 일간 구금 생활을 하며 공직선거법 위반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는 점도 양형 사유로 고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