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반쪽 된 정은경 인사청문회…국민의힘 막판 퇴장

사회

이데일리,

2025년 7월 19일, 오전 12:15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18일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예의 문제를 지적하며 집단 퇴장했다. 결국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합의는 불발된 채 반쪽짜리 청문회로 마무리됐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오른쪽)가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8일 여의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오후 11시를 넘겨 4차 질의까지 진행된 청문회 분위기가 격화된 건 이소영 민주당 의원의 질의부터였다. 이 의원은 “사실관계 확인을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사실이 아닌 얘기를 사실인 것처럼 후보자에게 덮어씌운다”며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정 후보자 배우자의 주식 내부정보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앞서 김 의원은 정 후보자 남편이 보유했던 마스크 제조업체 주식을 전량 매도한 시점이 거리정지 15일 전이었다는 점을 들어 내부정보를 빼돌려 미리 판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공매도 과열 공시가 있은 뒤 주가가 폭락했는데 그 한참 뒤에 매도한 건 전형적인 초보자의 투자 형태”라며 “한국거래소 홈페이지만 들어가봐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후 회의장은 여야가 격돌하며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정 후보자가 관련 주식거래 자료를 청문회 시작 직전 제출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사실관계를 파악할 시간도 없이 객관적인 상황은 도외시 한 채 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저렇게 폄훼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공매도가 일어나기 전 부분 매도를 하기 시작한 때 가격 상승이 있었고,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질의를 했는데 전혀 근거가 없이 질의를 했다는 발언은 모멸감을 줄 수 있다”고 거들었다.

서영석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이 앞서 정 후보자에게 요구한 강원도 평창 소재 농지 관련 수확물 내역 자료와 관련해 지적했다. 서 의원은 “후보자의 씨감자가 평당 얼마 정도 들어가는지, 강원도 감자에는 어느 품종이 있는지, 수확량이 평당 나오는지는 국민이 모르셔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 자리는 감자농사 면허시험 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청문회 초반 나왔던 이소영 민주당 의원의 “웃기고 있네” 발언을 언급하며 “예의가 없어도 어느 정도여야 한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하기 시작했다. 복지위원장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런 식으로 나가시면 하루 종일 고생한 의미가 퇴색된다”며 만류했으나, 결국 여당 의원들이 전원 회의장을 떠나면서 남은 청문회 시간은 반쪽이 된 채 진행됐다.

끝으로 정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 과정과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제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소홀하고 부족했던 점이 많았음을 깨달았다”며 “부족한 부분을 반성하고 빠르게 채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분들이 따뜻하게 보호받고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하여 복지부가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제게 장관의 소임이 주어진다면 오늘 위원님들께서 주신 여러 고견을 정책에 충실히 반영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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