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전남 나주의 한 공장에서 함께 일하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를 지게차에 결박하는 등 괴롭힘 사실이 논란이 된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가해자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고용노동부는 나주의 한 벽돌 제조 사업장에서 발생한 외국인 노동자 괴롭힘 사건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월 발생한 것으로 노동부는 현장 근로자 B씨가 스리랑카 국적의 이주 노동자 A씨를 지게차에 결박해 물리력을 행사한 사실은 근로기준법이 금지하고 있는 폭행과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노동부는 B씨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했다.

근로감독 과정에서는 A씨를 비롯한 재직자와 퇴직자 21명(외국인 8명 포함)에게 법정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등 총 2900만원의 임금 체불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또 노동부는 해당 공장에서 장시간 노동, 근로조건 미명시 등 12건의 법 위반 사항을 적발해 시정 지시를 내렸다. 공장 측에서 기한 내 시정하지 않을 경우 사업주를 입건해 사법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노동부는 외국인고용법에 따라 해당 사업장이 최대 3년간 외국인 노동자를 신규로 채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다만 노동부는 이주노동자 단체 등에서 A씨에 대한 집단 괴롭힘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는 B씨의 괴롭힘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언어, 피부색이 다르다고 노동권을 보호할 때 달라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 새 정부의 상식”이라며 “앞으로 근로감독관이 참여하는 ‘외국인 노동인권 신고·상담의 날’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등 일터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어려움에 대해 눈과 귀를 열어 두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