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 '제75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 행사'가 열린 이날. 인천상륙작전 전승을 기념하는 여러 화환들 가운데 '찰리 커크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Rest peacefully in heaven'과 같은 문구가 적힌 찰리 커크를 추모하는 근조 화환들이 줄지어 놓여있었다.
찰리 커크는 미국 보수 청년 단체 '터닝포인트USA'의 설립자로, 지난 5일 방한해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빌드업 코리아 2025' 행사에 참석해 한국 청년들을 상대로 정치적 행동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했다. 방한 중 그는 이곳 자유공원을 찾아 맥아더 동상을 찾아 추념하기도 했다.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지난 10일 미국 유타주 유타 밸리 대학교 행사에서 연설하던 도중 총에 맞아 숨졌다.
커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동상 앞에는 커크를 추모하는 사진과 현수막이 걸렸다. 사망 며칠 전 그가 이곳을 찾은 사실이 알려지자 몇몇 보수 단체와 유튜버들이 근조 화환을 보내기도 하면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커크의 추모를 위해 공원을 찾은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경기도 안양에서 온 이상현(33) 씨 부부는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이 씨는 "표현의 자유가 있는 미국에서 발언에 대한 반감으로 사람이 죽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현장에 (커크의) 가족들도 있었다고 하는데 가족이 있는 아빠로서 너무 슬펐다"고 했다. 그는 "(커크를) 왜 극우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극우의 개념을 잘못 적용하고 있지 않냐"며 "극우가 아니라 보수주의자라는 명칭이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아내인 정혜인(30) 씨는 "분열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로 인해 사람을 죽이고 죽음을 희롱하고 조롱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며 "한국 사람들이 인간에 대한 존엄성을 지켜줬으면 한다"고 했다.
공원을 찾아 찰리 커크 추모 화환에 헌화하던 A 씨는 "(찰리 커크가) 대학생들 앞에서 기독교 정신과 민주적인 사고방식을 투철하게 얘기하는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며 "그분이 그렇게 아까운 나이인 31살에 영면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15일 인천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 미국의 '극우 논객' 찰리 커크를 추모하는 근조 화환이 놓여있다.2025.9.1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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