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정치 자금 제공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2025.9.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한학자 총재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쇼핑백을 건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쇼핑백 안에는 '자신의 이니셜 HJ가 새겨진 이탈리아제 넥타이였다'는 취지로 특검팀에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한 총재는 전날(17일) 6시간 40분간 진행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첫 피의자 조사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2022년 2~3월 권 의원을 두 차례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 "당시 권 의원에게 쇼핑백을 준 것을 어슴푸레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권 의원에 건넨 쇼핑백 속에는 금품이 아닌 넥타이가 들어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해당 넥타이에는 한 총재 이름 이니셜인 'HJ'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재의 공범으로 지목된 권 의원(구속) 역시 구속 전 특검 조사에서 "한 총재에게 한 차례 쇼핑백을 받았으나 그 안엔 통일교에서 자체 제작된 넥타이가 들어있었다"는 취지로 한 총재 측 주장과 유사한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 측에 따르면 한 총재는 통상 회의를 마치면 참석자 중 여성에게 스카프, 남성에겐 넥타이를 선물해 왔다고 한다. 한 총재 측은 "어른이 빈손으로 보낼 수 없으니 건네는 소정의 성의 표시"라는 입장이다.
반면 한때 통일교 2인자로 불리며 교단 현안 청탁 목적으로 각종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구속기소)은 해당 쇼핑백에 "한 총재의 비밀금고에 있던 금품이 담겨있었다"는 취지로 특검에 진술했다고 한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후 한 총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당초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의혹' 관련해 정당법 위반 혐의도 조사에 나섰으나 국민의힘에 대한 압수수색이 불발되면서 추가 조사 후에 기소 단계에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3차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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