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 토핑즈 대표가 31일 종로구 이화동의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사진=이지은 기자)
가방·액세서리 브랜드 ‘토핑즈’를 운영하는 김미현(42) 대표도 경력단절 후 새일센터 교육을 통해 인생 2막을 열었다. 20대 후반 첫 창업에 나섰다가 실패한 뒤 15년 여만에 재도전에 나선 것이다. 31일 종로구 이화동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김 대표는 “한 번 실패했던 경험이 있어서 다시 창업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며 “어린 시절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 믿고 시작했지만 이번엔 체계적으로 배우고 준비하고 싶어 새일센터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이수한 ‘쇼핑몰 창업 과정’은 △사업계획서 작성 △검색어 마케팅 △제품 촬영기법 등 실무 중심으로 4개월간 진행됐다. 이를 통해 김 대표는 자신이 실패했던 이유를 명확히 짚어볼 수 있었다고 했다. 디자인 감각만으로는 사업이 지속되기 어렵고 시장 분석과 재무 관리가 필수라는 점을 체득한 것이다. 이후 세무 관리, 특허 신청 등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에서도 추가 교육과 멘토링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가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같은 과정을 수강한 여성들과 아이디어와 경험을 공유하며 자연스러운 네트워크가 형성됐고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센터 상담을 통해 조언과 격려를 얻었다. 김 대표는 “잘 모르는 부분을 물어볼 곳이 있다는 데서 기댈 곳이 있어 든든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일을 쉬다보면 아무래도 자신감이 떨어지게 되는데 사람들과 함께 간다는 느낌을 통해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성평등부는 고용부로부터 집단상담 업무까지 이관받은 만큼 취업상담, 인턴십 등 새일센터의 다른 사업들과 연계를 강화해가겠다는 방침이다. 직업훈련의 경우 지역 핵심 사업과 연계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방자치체의 더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런 정책이 현장에서 더 구체적으로 체감되기 위해서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통합 안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센터별로 올라오는 공고를 각 홈페이지에서 하나하나 찾아봐야 하는 식이라 관심이 있어도 놓치기가 쉬운 구조”라며 “새일센터뿐만 아니라 기업마당·창업진흥원·여성인력개발센터·소상공인진흥원 등 다양한 기관에 흩어진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면 진입장벽이 낮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 창업자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털어놨다. 출산·육아와 회사 운영 사이에서 여전히 선택을 강요받는 구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창업자 본인이 출산하고 아이 맡길 곳이 없어 회사를 못 나오면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잠깐 쉬기 위해 직원을 고용한대도 인건비, 임대료 등이 계속 나가기 때문에 이 시기를 버틸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있다면 훨씬 많은 여성이 도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