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겨울 추위, 엘니뇨보다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에 영향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03일, 오전 10:49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이화여대의 허창회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석좌교수 연구팀은 우리나라의 날씨 변화에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와 북태평양고기압 등 기후 요인이 엘니뇨보다 더 큰 영향을 준다고 3일 밝혔다. 엘니뇨가 우리나라 날씨에 미치는 영향력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작다는 것이다.

(오른쪽부터)이화여대의 김진원 연구교수, 김지은 학부생, 허창회 석좌교수, 서울대 유승우 대학원생. (사진=이화여대)
허창회 교수 연구팀은 1920년부터 2023년까지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겨울철 평균 기온편차와 엘니뇨 지수 간의 상관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두 변수의 상관계수는 0.28이었다.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하지만 겨울철 기온변화를 설명하기에는 제한적이란 게 연구팀 분석이다.

또 엘니뇨와 라니냐가 발생한 해에 평년보다 기온이 높거나 낮았던 해는 전체의 34%에 불과했다. 엘니뇨 현상만으로는 우리나라 겨울 기온의 변화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상층 제트기류(−0.80) △시베리아 고기압(−0.70)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0.65) △북극진동(0.42) 등 다른 기후 요인들은 겨울철 기온과 훨씬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다중 선형 회귀 분석에서도 이러한 요인들이 엘니뇨보다 훨씬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우리나라 기온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여름철 태풍 분석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엘니뇨와 라니냐가 발생한 해에 우리나라 태풍 상륙과 발생 횟수, 태풍 진로에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계절평균 강수량도 엘니뇨보다는 상층 제트기류와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치와 강도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엘니뇨 위주의 단순 예측보다는 열대와 중위도 기후 요인을 모두 반영한 통합적 기후 예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열대 태평양은 우리나라에서 1만km 이상 떨어져 있고 그 영향은 간접적”이라며 “우리나라는 면적이 작고 열대와 중위도 기상현상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일 요인인 엘니뇨로 기후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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