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김에 야방이나 가자?"…막장 BJ와 전쟁 나선 '그곳'[영상]

사회

뉴스1,

2025년 11월 03일, 오전 11:03

공식 SNS 계정을 통해 BJ 들의 풍자 영상을 공개한 부천시. 출처=부천시청 인스타그램

'막장 방송의 성지'로 자리 잡은 경기 부천시가 '유튜버·BJ'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부천시는 최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한 중년 공무원이 직접 등장하는 풍자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주인공인 중년 남성 '부천희'는 문자로 이별 통보를 받은 뒤 "헤어진 김에 야방이나 가자"며 부천역으로 향한다.

카메라를 들고 '야외 방송'을 시작한 '골반 춤'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추며 후원금이 들어오자 "더 자극적으로 가볼게요"라며 더 강하게 골반을 흔들고 있다.

이어 시민 항의가 이어지자 "후원 달달한데 왜 와서 난리냐. 방송하든 말든 내 마음"이라며 뻔뻔한 태도를 보인다.

결국 주변 시민들이 "막장 방송 중단하라" "지역 상권 파괴하지 말라"고 외치며 맞서자, 부천희는 마지막 선택지로 '중단하기'와 '중단하기'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는 결론을 맺으며 영상이 마무리된다. 부천시는 이 장면을 통해 "시민 모두의 공간인 부천역을 이제는 반드시 지켜야 할 때"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공식 SNS 계정을 통해 BJ 들의 풍자 영상을 공개한 부천시. 출처=부천시청 인스타그램

'막장 방송의 성지'…경찰 소주병 위협한 유튜버들 구속되기도
부천역 일대는 유튜버·BJ들이 자극적인 '야방(야외방송)'을 벌이는 장소로 악명 높다. 욕설, 폭행, 음주, 노출 등의 방송이 이어지며 상권은 물론 주민 민원이 폭증했다. 시민들은 "아이와 함께 지나가기 민망할 정도"라며 불편을 호소했고 "부천역 하면 막장 방송이 먼저 떠오른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최근 부천역에서는 유튜버 2명이 잇따라 구속됐다. 부천원미경찰서는 모욕 혐의를 받는 30대 유튜버 A 씨와 상습업무방해 혐의의 20대 유튜버 B 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와 B 씨는 지난달 부천역 일대에서 방송 중 출동한 경찰관 5명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고성을 질렀고, 음식점 업주에게 폭언하고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소주병을 들고 위협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특히 B 씨는 올해에만 30여 차례 경범죄 처벌을 받은 상습 피의자였다.

이와 관련 부천시는 지난달 17일 시민단체 17곳과 함께 '부천역 막장 유튜버 근절 시민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들은 제도 개선과 입법 촉구, 시민 신고 활성화를 통해 지역 내 불법 방송을 근절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이미지 개선 전담팀(TF)'을 신설해 막장 유튜버 제재를 위한 법 개정과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을 추진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시는 지난달 중순 구글코리아에 공문을 보내 "부천역 일대 기행 방송으로 도시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공문에는 △특정 지역 내 방송 제한 가능 여부 △반복 민원 발생 시 수익 제재 조치 △플랫폼 내 신속한 신고·소통창구 개설 등이 포함됐다.

이에 구글은 "문제의 심각성에는 공감하지만, 현행 가이드라인상 지역 제한 등은 어렵다"고 회신했다. 다만 부천시와 지속 협의 중이며, 직접 미팅을 통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SNS를 통해 "막장 유튜버 근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며 "모든 법적·행정적 수단을 총동원해 시민의 안전과 상권을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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