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국내 최초 ‘재난물자 광역 비축정비물류센터’ 건립 추진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17일, 오후 07:17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경기도가 용인 경기도소방학교 부지 안에 국내 최초 ‘재난물자 광역 비축정비물류센터’ 조성을 추진한다.

지난 16일 김포시 통진읍의 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한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센터가 완성되면 현재 소방서별로 소량 보관 중인 소방약제 등 물자를 대량 보관함으로써 대형 재난 상황 발생 시 빠른 대처가 가능해진다.

17일 경기도와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경기도의회는 다음 달까지 진행되는 제387회 정례회에서 재난물자 광역 비축정비물류센터 건립 사업 등이 담긴 경기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통삼리 142-2, 경기도소방학교 내 유휴부지 2만434㎡에 조성되는 재난물자 광역 비축정비물류센터는 지상 2층·연면적 4000㎡ 규모 물자 비축·공급·교육 센터와 지상 1층·연면적 1000㎡ 규모 방화복 관리·교육 센터 2개 동으로 건립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151억원이다.

지난해 경기도내 일평균 화재는 21.7건, 구조 987건, 구급 219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소방수요가 발생했다.

특히 화성 아리셀 참사와 이천 한 익스프레스, 쿠팡 물류센터 화재 등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를 수반하는 대형 재난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재난물자 보급 시스템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화재 진압 등에 사용되는 물자 보관이 대부분 각 소방서의 94㎡(28평) 남짓한 작은 창고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실제 2018년, 화재 진압에만 17시간이 걸린 고양 저유소 화재 당시 투입된 폼 소화제의 양은 2만2000리터로, 200리터 용기 105통이 사용됐다. 하지만 대량 보관 장소의 부재로 각 소방서에 보관된 약제 현황을 파악하고, 현장에 동원하는 데만 4시간이 소요되며 화재 적기 진압에 차질을 빚었다.

경기소방은 센터 신축을 통해 대량 비축 및 상시 공급이 가능한 체계로 재난물자 운영 시스템을 전환하고, 입고부터 보관과 출고까지 모든 과정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빠른 현장 대응을 가능케 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건립을 추진 중인 '재난물자 광역비축정비물류센터' 예상 조감도.(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방화복 세탁과 건조, 수선까지 지원하는 방화복 관리센터 또한 대형 재난 상황에서 필요한 시설이다. 현재 경기도내 소방서에 방화복 세탁기 보급률은 50% 수준으로, 세탁기가 없는 곳은 외주 세탁을 맡기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 입는 방화복은 유해물질 오염 가능성 때문에 전문세탁이 필요하다.

평시에는 현재 시스템으로도 방화복 세탁 수요를 감당할 수 있지만, 한 번에 수백 명이 투입되는 대형 재난 이후에는 오염된 방화복을 계속 입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방화복 관리센터가 건립되면 대형 재난 현장에서 직접 방화복을 수거해 세탁 후 배송할 수 있고, 또 연 4회 정기 세탁 서비스도 제공된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소규모 화재가 주를 이뤄 소방서별 비축 물자만으로 대응이 가능했지만, 점차 재난 형태가 대형화되면서 이에 맞춘 시설 건립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라며 “물자 보급 및 관리 패러다임 전환으로 재난대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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