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종료 전 문제지 걷었다”…억울하다지만 해프닝으로 끝날 듯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1월 17일, 오후 04:46

[이데일리 신하영 김응열 기자] 지난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수능에서 감독관들이 4교시 탐구 1선택과목 종료 전 문제지를 강제로 걷은 일이 알려지면서 서울시교육청이 조사에 착수했다. 수험생들은 “종료 2~3분 전에 강제로 시험지를 걷어가면서 피해를 봤다”며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제30지구 제17시험장인 수원시 영통구 효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본문 내용와 직접 관련이 없음. (사진=뉴시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7일 “현재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감독관들이 어떤 경위에서 탐구 1선택 종료 시간을 16시 3분으로 안내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해당 사고는 수능 당일 서울 강남구 C고(시험장) 제6 고사실에서 벌어졌다. 4교시 탐구 시간엔 필수과목인 한국사 시험을 본 뒤 1선택과목을 15시 35분부터 16시 5분까지 치른다. 수험생들은 1선택 시간에는 해당 문제지만 풀어야 하며, 만약 2선택 문제지가 책상 위에 있으면 부정행위로 처리된다.

해당 시험실에선 감독관 3명이 1선택 종료령이 올리지 않았음에도 2~3분 전인 16시 3분께에 강제로 문제지를 걷어갔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결국 감독관들이 실수를 깨닫고 2선택 시험 종료 후 약 1분 30초간 추가시간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가 해당 시험실에서 수능을 치렀다는 한 학부모는 수험생 커뮤니티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아이가 초 단위로 시간을 관리해 답안지에 마킹하고 있는데 종료 3분 전에 시험지를 빼앗아 갔다”며 “평소 탐구영역에서 항상 1등급을 받아왔던 아이라 상심이 매우 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황당한 사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수능 출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각 시험장 관리는 17개 시도교육청이 지역별로 맡고 있다. C고 사고에 대해 관리·감독 기관인 서울시교육청은 실제로 종료 2~3분 전 감독관들 실수로 문제지를 걷었는지, 이 과정에서 감독관들의 책임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감독관들이 실수를 인지하고 추가시간을 줬을 경우 문책이나 보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교육부의 ‘수능 업무처리 지침’에 따르면 시험 종료령이 정상적으로 타종되지 않은 경우 관리자 판단 아래 이를 안내하고 시험 종료 시각을 순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서다. 교육청 관계자도 “시험 시간을 추가로 부여했기에 종료 전 문제지를 걷은 것에 대한 보완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 외에 수험생 피해에 대한 직접적 보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교원단체들은 종종 발생하는 수능 감독관의 실수를 스트레스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수능 때마다 교사들이 반강제적으로 감독관에 동원되고 있다”며 “시험 감독에서 실수라도 하면 민원에 시달리고 소송까지 당할 수 있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했다. 교사들이 수능 당일 감독관 업무를 하는 데 따른 수당은 약 17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중등교사노조 관계자는 “수능 감독관으로 차출된 교사들은 시험 당일 업무는 물론 전날에 시행하는 사전연수, 고사실 세팅과 청소까지 하고 있다”며 수능 감독 수당 현실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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