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64년 독점 깨질까…남산 곤돌라 소송, 오늘 1심 선고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19일, 오전 06:00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소송으로 멈춘 남산 곤돌라 공사의 재개 여부가 19일 법원에서 결정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요 추진 사업 중 하나인 남산 곤돌라는 케이블카 운영사가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영향으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남산 곤돌라 조감도.(사진=서울시 제공)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 조용민 윤서진)는 이날 오후 한국삭도공업이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남산 곤돌라 설치 도시관리계획 취소소송’에 대한 선고를 진행한다.

남산 곤돌라 사업은 오 시장이 64년간 이어진 케이블카의 독점 구조를 해소하고 일대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던 사업이다. 5대의 곤돌라가 시간당 최대 2000명을 태우며, 명동역 근방 하부 승차장에서 남산 정상부까지 804m 구간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5분에 불과하다.

그러나 기존 남산 케이블카를 독점 운영 중인 한국삭도공업이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하부 승차장 공사는 1년여 중단된 상태다. 삭도공업은 서울시가 곤돌라 설치를 위해 기존 도시자연공원구역을 근린공원으로 변경한 게 공원녹지법상 도시자연공원구역 해제 기준을 어겨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또 곤돌라 노선이 남산 인근 학교와 주거지역에 가깝게 설계돼 교육 환경권을 침해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곤돌라 사업 부지 용도구역을 변경했으며 교육 환경권에 대해서도 다수의 환경단체와 협의를 거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남산이 주요 무대로 등장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 관광객들이 남산으로 몰려오는 상황에서 기존 케이블카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남산 케이블카는 1961년 사업 허가를 받은 한국삭도공업이 3대째 가족기업 형태로 세습해오며 독점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남산 케이블카 이용객은 126만명으로 삭도공업의 매출은 22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서울시는 승소하면 2027년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즉시 공사를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패소하더라도 공원녹지법 시행령을 개정해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남산 케이블카의 독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궤도운송법개정안을 지난 17일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케이블카 허가 유효기간은 최장 20년으로 제한되며 기간이 만료되면 재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행법상으로는 허가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이전에 허가받은 사업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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