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발견된 실제 현장이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캡처)
배 프로파일러는 발견 당시 피해자가 하반신이 마비된 상태에서 괴사가 진행돼 살이 녹아내렸고, 온몸이 대소변과 구더기로 뒤덮여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남편이 “전혀 몰랐다”고 주장한 데 대해 “100% 거짓말”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피해자가 의자에 반은 누워있는 상태로 허벅지 뒤 종아리살이 완전히 붙어있다. 부패 냄새가 굉장히 심하고 온몸에 대변이 묻어있는데 누가 어떻게 묻혔겠느냐”며 “피해자는 의자에서 꼼짝도 못 하게 그 상태로 학대당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육안으로 봐도 구더기가 움직이고 부패물이 흘러내리는 상황에서 이를 몰랐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며 “남편이 아내의 죽어가는 몸에 소위 영혼을 가두는 일종의 가학적 학대를 한 게 아닐까”라고 의심했다.
그러면서 “남편의 가학 행위 목적은 ‘쾌락 살인(Lust Murder)’”이라며 “단순한 방치 살인이 아니라 과정에서 발생한 학대 행위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범인에 대한 정교한 심리 검사와 프로파일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내가 죽기 전 남편에게 '병원에 데려가 달라' '약을 사다 달라'며 부탁한 편지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캡처)
실질적으로는 아내를 의자에 구속해 꼼짝 못 하게 만든 뒤, 식사와 배변 처리를 하지 않고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배 프로파일러는 “아내가 죽어가던 시기 남편은 한 달에 1인 가구 평균 사용량의 4배에 달하는 40t의 수돗물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남편이 뭔가 행위를 했는데 그 행위 끝에 (아내가) 결국 죽게 된 거고, 그것을 더 이상 감출 수 없기 때문에 119에 신고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심리 검사를 하지 않고 이대로 (재판을) 해버리면 단순 유기치사 아니면 가족 내 단순 살인, 방치 살인 정도로 그칠 것 같다. 학대 행위가 분명히 있었을 텐데 그걸 찾아내지 못하면 유족들이 억울할 것 같다”며 심리 검사와 프로파일링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망 후 발견된 피해자가 남편에게 쓴 편지엔 “병원 좀 데리고 가 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생전 쓴 다이어리에는 “죽고 싶다. 죽어야 괜찮을까”라는 내용 등이 담겼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피해자의 몸을 본 의사들은 “외력, 폭행의 가능성도 의심해 볼 수 있다”라는 소견을 밝혔다. 어깨 괴사는 가장 최근에 일어났는데 ‘자상’에 의한 괴사로 추정됐다. 또 흉부 CT에서 오른쪽 1번에서 6번까지 다발성 갈비뼈 골절 소견이 있는데 이는 심폐소생술에 의한 것은 아니다. 특히 두꺼운 1번 갈비뼈가 심폐소생술로 골절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생전 피해자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었음에도 친정이나 119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강력한 가스라이팅을 받았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육군 부사관인 남편은 욕창과 오물로 인해 신체가 괴사될 때까지 아내를 방치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군 검찰은 당초 남편을 ‘중유기치사’ 혐의로 구속 송치했으나, 최근 ‘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긴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