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의사 최대 1.1만명 부족…의대 증원 시동(상보)

사회

이데일리,

2025년 12월 30일, 오후 08:31

[이데일리 이지현 안치영 기자] 독립적 심의기구인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가 2040년 우리나라 의사 인력이 최소 5704명에서 최대 1만 1136명까지 부족할 수 있다는 중장기 전망을 내놨다. 의대 증원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추계 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다음 달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정할 방침이다.

2027년 의과대학 정원 관련 결정을 하는 의사인력 수급 추계위원회 12차 회의가 열린 30일 서울 중구 의료혁신위원회 의료혁신추진단으로 관계자들이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추계위는 30일 서울 소월로 T타워에서 개최된 제12차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사인력 수급 전망을 의결했다. 단일 숫자를 제시할 경우 정책적·사회적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에는 여러 가정에 따른 ‘범위’ 형태의 추계 결과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추계위의 기초모형 기준 추계 결과 2040년 의사 수요는 최소 14만 4688명에서 최대 14만 9273명으로 예상된다. 반면 공급은 공급 13만 8137명~13만 8984명에 그친다. 이는 현행 의대 정원(3058명)의 89.6%가 임상 현장에 진입하고 65세 이상 의사의 20%가 은퇴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수치다.

이 같은 수급 격차를 해소하려면 최대 1만 1136명까지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 추계위의 판단이다. 최소 추계치인 5704명만 반영하더라도 향후 10년간 매년 약 570명씩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하는 규모다.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변화 및 근무일수 변화 등 미래 의료환경 변화를 반영한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수요는 2040년 14만 8235명으로 추정됐다. 의료이용 적정화 등 보건의료 정책 변화를 고려한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수요는 2040년 14만 7034명으로 전망됐다.

김태현 수급추계위원장은 “이번 수급추계 결과는 수급추계위원회에서 위원들 간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독립적·전문적으로 도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앞서 2035년 기준 의사 부족 규모를 약 1만 5000명으로 추산하고 이를 근거로 5년간 매년 2000명씩 의대 정원을 증원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해당 추계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는 결국 의정 갈등으로 번졌다.

의료계는 이번 추계 결과 역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무리한 의대 정원 증원으로 강의실과 실습 인프라가 부족해 교육 현장은 이미 한계 상황”이라며 “교육 여건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숫자만 늘리는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추계위가 의료 현장의 실제 업무량과 근무일수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며 “AI 기술 도입과 디지털 전환은 의사 1인당 진료 역량을 크게 확대하는 요인임에도 이를 배제하거나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반영해 미래 공급 역량을 의도적으로 저평가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추계위 결론을 토대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어 1월 중 2027학년도 의대 정원 규모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이후 각 의대는 증원 규모와 지역인재 전형 비율 등을 반영한 2027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내년 4월까지 확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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