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왼쪽부터), 박지원 전 국정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1월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 변호사는 “그 결과 고등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총살당하고 불태워 숨지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월북했다고 발표했으나 정권이 교체된 뒤인 2022년 6월 한국 정부는 이를 월북이 아니라고 공식 발표했고 이후 이재명 정부가 집권하자 다시 월북으로 규정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문재인 정부는 피해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되어 끌려다니고 총살당해 시신이 불태워지는 전 과정을 특수정보(SI) 첩보로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어떠한 구조나 송환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당시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피해자인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자진 월북자로 낙인찍었고 해양경찰과 국방부의 수사·발표 과정에서 조작과 왜곡이 있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최근 이 사건과 관련된 당시 고위 공직자였던 주요 피고인들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결과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상황이 됐다”며 “그럼에도 현 이재명 정부의 대통령과 국무총리 그리고 여당 당대표는 ‘피해자’ 중심이 아닌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였던 ‘피고인’ 중심의 발언을 이어가며 유족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과 관련한 기소 자체를 문제 삼으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고 김민석 국무총리는 해당 사건의 기소를 조작기소로 규정하며 검찰은 항소를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 또한 이상한 기소라고 언급하며 기소를 진행한 검사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등 이런 발언들은 모두 피해자의 죽음과 국가의 구조 실패에 대한 책임 규명이 아닌 피고인을 보호하고 이들을 처벌하지 못하도록 검찰에 항소를 포기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라며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2022년 9월 17일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은 미국에 가서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만나 서로의 피해 경험을 나누면서 북한에 대한 책임 추궁을 위한 연대를 논의한 적이 있으며 미국 국무부와 북한 유엔대표부도 방문했다”며 “우리는 미국에 가서 웜비어 가족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며,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권 침해 사안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것처럼 현 이재명 정부 하에서 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에게 가해지고 있는 인권 침해 시도와 진실 왜곡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의 유가족 이래진 씨가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시도 및 ‘월북몰이’ 사건 선고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심 재판부는 이들이 피격과 소각 사실을 은폐하거나 월북으로 몰아가려고 한 혐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실종 보고와 전파, 분석 및 상황판단, 수사 진행 및 결과 발표 등의 절차적·내용적 측면에서 위법이 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유족 측은 이날 주한 미국대사관 관계자를 만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낼 서신을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항소 기한(3일 0시)이 임박한 가운데 항소 여부를 둘러싼 검찰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통상 피고인 모두 무죄가 선고된 사건에서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수사와 공소 유지를 해온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와 수사팀 사이에 항소 필요성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수사팀은 박철우 중앙지검장에게 항소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냈으나 박 지검장은 ‘판결문의 무죄 이유 등에 대한 분석 보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지시와 함께 보고서를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로 내부 반발이 표면화하며 검찰총장 대행이 사퇴하는 등 홍역을 치른 검찰로서는 다시 한번 시험대에 선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공개적으로 항소에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낸 만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 방식으로 직접 항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