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쿠팡 대표 출국정지?…"고발 접수 후 사실관계부터 확인해야"

사회

뉴스1,

2026년 1월 02일, 오전 11:45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 2025.12.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쿠팡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조사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의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를 두고 국회가 위증 혐의 고발을 예고하면서 그를 '출국정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위증 혐의 피의자로 입건조차 되지 않은 로저스 대표의 출국정지는 불가능하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출입국관리법 등 법령을 보면 우선 수사기관 고발과 입건부터 이뤄져야 출국정지 요청을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로저스 대표와 박대준 전 대표, 조용우 부사장, 윤혜영 감사를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등 혐의로,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과 김유석 부사장, 강한승 전 대표를 동법 제12조 '불출석 등의 죄' 혐의로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과방위는 고발 의결 이후 현재 이들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선 수사기관 고발 전부터 로저스 대표를 출국정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고발이 이뤄지면 구속수사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며 "국회가 국회 증언·감정법 등으로 로저스 대표를 고발하면 단호하게 처분하겠다고 경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 의원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로저스 대표에 대한 출국금지가 필요하다. 그렇게 하겠느냐"고 물었고, 유 대행은 "법과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국회는 로저스 대표가 쿠팡이 한국 정부 기관(국정원)의 지시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고 증언한 것을 거짓말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로저스 대표는 '누가 유출자에게 접촉하라고 지시한 것이냐'는 질의에 "한국 정부가 협조(요청을)했고 한국 정부가 저희에게 지시를 내렸다. (쿠팡) 내부 결정은 없었다"면서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서 그 기관(국정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기를 요청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쿠팡이 국정원의 지시·명령에 따라 조사했다는 주장 △국정원이 쿠팡에 유출자와 연락 및 접촉을 지시했다는 주장 △쿠팡이 하드드라이브에 대한 포렌식 이미지를 채취한 것이 정부 기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는 주장 △쿠팡이 원본을 경찰에 전달했고, 별도의 복사본을 만들어 보유하는 것을 정부 기관이 허락했다는 주장 등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국회에 로저스 대표를 증감법상 위증 혐의로 고발해달라고 요청했다.

국회에서의 위증, 불출석 등의 죄는 국회가 해당 내용을 수사기관에 고발해야만 수사와 공소제기가 가능하다. 국회의 고발 없이는 수사를 시작하지 못하는 셈이다.

출입국관리법상 국내 체류 외국인의 출국을 막는 것은 동법 출국금지 관련 조항을 준용해 '출국정지' 형태로 이뤄진다.

출입국관리법 제4조 2항은 범죄수사를 위해 출국금지가 필요할 경우 법무부 장관이 1개월 이내 기간을 정해 당사자에 대한 출국을 금지할 수 있고, 동조 3항은 경찰, 검찰, 공수처 등 중앙행정기관장이 수사 등 필요에 따라 법무부 장관에게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이를 위해선 해당 기관장은 출국금지 필요성을 증명하기 위한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관련 세부 규정은 출입국관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담겨 있다.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제2조1항은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기관장은 법무부 장관에게 범죄 수사를 위해 출국금지 대상자에 해당한다는 사실과 함께, 검사의 검토 의견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현재 미국 국적자인 로저스 대표는 고발조차 이뤄지지 않은 만큼 언제든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고발 이후 수사기관은 긴급출국정지 신청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출입국관리법 제29조의2는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 우려 또는 도주 우려가 있을 경우 긴급출국정지를 법무부에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때 수사기관은 검사의 검토의견서 및 범죄사실의 요지, 출국정지 사유 등을 기재한 보고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죄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어 법정형 요건은 갖추고 있다. 다만, 위증을 범했다고 볼 상당한 이유나 증거인멸 또는 도주 우려가 있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소명돼야 긴급출국정지가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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