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산단 승인 '적법'…法 "평가 미흡해도 취소사유 아냐"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15일, 오전 11:24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둘러싼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국토교통부의 승인 결정을 유지했다. 기후변화영향평가에서 미흡한 부분은 있으나 승인처분 자체를 무효로 보거나 취소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15일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남사읍 일원에 조성되는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와 관련해 주민들이 제기한 산업단지계획 승인처분 무효확인·취소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에 따라 추진되는 대규모 국가 사업이다. 반도체 제조시설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협력업체·기반시설을 한데 모아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공급망 안정을 꾀하겠다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이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공장(팹) 6기와 3기의 발전소, 60개 이상의 소부장 협력기업 등이 입주할 예정이며 삼성전자 360조원, SK하이닉스 600조원 규모의 투자도 계획됐다.

다만 전력 수요가 크고 온실가스 배출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계획의 적정성 여부를 두고 이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원고 측은 사업계획의 환경영향평가 중 기후변화영향평가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축소했다는 점과 LNG 발전설비에 대한 수소 공급 계획이 불확실하다는 점, 국토교통부가 승인 과정에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주민들의 소송 자격은 폭넓게 인정했다.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 내 거주자뿐 아니라 그밖에 살고 있는 주민들도 국가산단 계획 승인 결정에 있어서 위법성을 다툴 자격이 있다고 봤다. 기후변화영향평가를 통해 보호되는 이익이 특정 지역에만 한정되는 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기후변화영향평가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평가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아예 안 한 것과 같은 수준이라고는 볼 수 없어 승인 결정을 뒤집을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환경부가 조건을 달아 협의 의견을 냈고 승인 이후 그 내용을 반영하도록 한 방식도 법에서 허용된 절차라고 판단했다.

전력 공급 계획이나 온실가스 감축 대책이 기존 정부 계획과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부문별·연도별 이행대책 수립과 점검에는 정부에 상당한 재량이 부여돼 있다”며 “장래의 불확실한 영향을 예측해야 하는 영역에서는 행정청의 판단을 폭넓게 존중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국토부가 승인 과정에서 환경권 침해나 기후변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주민들의 주장 역시 기각됐다. 관련 법에 따른 기준을 충족하는 계획을 세웠고 환경부의 협의 절차까지 거쳤다면 필요한 고려는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산업단지계획 수립·승인 과정에서 이익형량 고려대상에 마땅히 포함해야할 사실을 누락했다거나 이익형량에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하자가 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며 “대기환경보전법상 배출허용기준과 탄소중립기본법상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부합하도록 계획을 수립했고 환경부 장관의 협의를 거쳤다면 개발사업자나 승인기관이 의무는 준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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