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책임 알았다면 안 받아"…세월호 유족, 보상금 취소 소송냈지만 각하

사회

뉴스1,

2026년 1월 15일, 오전 11:23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팽목항)에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2024.4.14/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국가가 설치한 심의위원회를 통해 세월호 참사 위자료를 수령한 유족들이 "위자료를 받을 당시에 밝혀지지 않았던 국가의 부실 구조 등을 알았다면 보상금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보상금 지급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각하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15일 세월호 유가족 김 모 씨 등 38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4·16세월호 참사 배상 및 보상심의위원회 보상금 지급 결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내렸다. 유족들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본안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절차를 끝내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 앞서 법정에 나온 유족의 이야기를 먼저 청취했다. 한 유족은 "(당시) 정부는 대형 사건에 대한 고려·기준·원칙도 없이 일반 교통사고와 같이 배·보상을 결정했고, (유족들은) '정부에서 하는 건 맞겠지' 하고 이에 따랐다"며 "이에 불복한 부모들과는 받아들일 수 없는 차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재판부에 호소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흘리는 유족도 있었다.

그러나 유족들의 이야기를 들은 재판부는 "논의 결과 안타깝게도 원고들이 바라는 바를 들어줄 수 없다"면서 각하 사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재판부는 먼저 보상금 신청 당시 대리권(위임) 문제에 관해 "유족 명의 위임장과 인감 증명서, 대표자에게 신청권·보상금 수령권까지 위임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고 이에 따라 수령 절차가 종료됐다"면서 "이로 인한 재심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상금 지급 결정 당시 국가 책임에 대한 판단이 누락됐다는 유족 측 주장에 관해서도 "이 사건은 판결이 아니라 결정문으로 사실관계와 법률적 판단을 기술하지 않고 배·보상금을 정한 뒤 동의를 얻는 '화해'"라며 "화해 절차에 관해서는 판단 누락이라고 볼 만한 내용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보상은 국가 책임을 확정하는 재판이 아니라 분쟁을 종결하기 위한 화해에 해당하는 만큼, 국가 책임을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판단 누락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재심 청구 기간이 넘었다는 점도 각하 이유로 들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에 대해서도 "법률 해석이 위헌인지 여부는 심판 제청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기각했다.

4· 16세월호참사 배상·보상 심의위원회는 2015년 3월 희생자 1인당 위자료를 1억 원으로 결정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이와 별도로 세월호 피해구제법에 따라 국비 5000만 원과 국민 성금 2억5000만 원을 포함해 총 3억 원의 위로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사건 원고들은 2015년 9월 세월호참사 배·보상 심의위원회의 위자료 지급 결정을 거부하고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낸 유가족들과 달리, 위원회 결정을 수용하고 보상금을 받은 유족들이다.

그러나 이후 국가의 부실 구조 사실들이 추가로 드러나고 기무사의 유가족 사찰 의혹이 제기되면서, 유족들은 "보상금 수령 당시에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보상금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2018년 12월 보상금 지급 결정 취소 소송을 냈다.

유족들이 보상금 지급 결정 취소 소송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진행한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은 2심 끝에 원고 일부 승소로 마무리됐다. 법원은 국가 배상액을 880억 원으로 산정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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