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첫 선고' 체포방해 1심 결과 뜯어보니…8개 유죄·3개 무죄(종합)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16일, 오후 06:48

[이데일리 최오현 성가현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선고로, 향후 관련 혐의 다른 재판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이영훈 기자)
◇1심, 8개 혐의 유죄 판단…무죄는 단 3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는 16일 오후 2시부터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사건의 선고기일을 열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8개 혐의에 대해 ‘유죄’로, 3개의 혐의에 대해 ‘무죄’로 바라봤다.

대통령 경호처를 동원해 공수처의 1·2차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혐의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인도피교사죄를 인정했다.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나머지 국무위원의 헌법상 계엄 심의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 혐의는 유죄가 됐다. △사후 계엄 선포문을 작성한 것도 허위 공문서 작성에 해당하며 △이를 임의대로 폐기한 것은 대통령기록관리법 위반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우선 국무위원의 심의권이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보호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이 1차적으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5명의 국무위원을 부른 뒤, 남은 13명의 국무위원 중 6명만 전화로 소집하고 7명엔 연락하지 않은 것이 국무위원의 심의권을 침해한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일부 국무위원을 배제한 것을 두곤 고의성도 있다고 봤다. 국무회의에 소집했으나 오지 못한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장관 ,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에 대한 심의권 행사 방해는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상황이 너무 긴급하고 보안이 중요해 국무회의를 열지 못했단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에 “소집통지를 하지 못한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긴급한 상황 하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이 오히려 유죄 판단으로 연결된 대목도 있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 내내 실제 계엄이 아닌 ‘메시지 계엄’이었다고 주장했는데, 재판부는 그렇다면 더욱더 긴급성과 밀행성이 요구되는 상황으로 보긴 어렵다고 지적하면서다.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12월 7일 사후적으로 계엄선포문을 작성한 것도 ‘허위공문서 작성’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 내용이 마치 12월 3일 계엄 당일 작성된 것 처럼 작출한 것 만으로도 허위에 해당한다는 것. 윤 전 대통령 측은 해당 문서가 공문서가 아니며, 대통령기록물도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모두 기각했다. 다만 해당 문서를 작성한 뒤 부속실에 보관만 했다가 폐기한 점을 감안해 허위공문서 ‘행사’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계엄 관련 허위 외신 공보와 관련해서는 허위 사실에는 해당하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적용할 수 없다고 했다. 외신 공보 담당 비서관에게 대통령이 전달하는 내용이 허위인지 판단해 수정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어서다.

백대현 부장판사가 지난 9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재판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法 공수처 수사권 ‘인정’…“반성 전혀 안보여”

이날 재판부가 현직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 수사권을 인정하는 등 12·3 계엄 관련 다른 혐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판단을 내놓은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에 수사 권한이 없어 공수처가 청구해 발부된 체포 및 수색 영장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는 이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수처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행과 내란우두머리 혐의에 대해서 수사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특히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해석하며 ‘소추’가 되지 않을 뿐 ‘수사’가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도 내놨다.

1·2차 체포 및 수색영장은 적법하게 발부됐고 집행 역시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설시했다. 대통령실이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경호처장의 승낙 없이 영장 집행은 불법이란 피고인 측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피의자를 체포하기 위한 수색의 경우에는 형사소송법제 110조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경호처장의 승낙이 없어도 영장을 집행할 수 있단 설명이다.

재판부는 이날 “계엄선포는 국민 혼란을 초래하고 기본권을 다각도로 침해할 위험성이 매우 커 다른 수단과 방법 없는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이뤄져야 한다”며 “누구보다 헌법 수호의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 권력 남용 방지 요건을 경시하는 태도는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질책했다.

이어 “피고인은 납득 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고 있지 않다”며 “당시 대통령이었던 피고인의 범행으로 훼손된 법치주의를 바로 세울 필요성이 있는 점을 더해 볼 때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설시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고 직후 즉각 항소 입장을 밝혔으며, 다음주 중 항소장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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