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아이의 키 성장은 기다려 주지않아, 지금이 '골든타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17일, 오전 12:03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어느 날 문득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언제 이렇게 컸나’ 싶어 뭉클해질 때가 있다. 부모에게 자녀의 성장은 기쁨이자 자부심이다. 하지만 진료실에서 만나는 많은 부모는 기쁨보다 ‘불안’을 먼저 토로한다. “우리 아이, 지금 잘 크고 있는 걸까요?” 혹은 “나중에 때 되면 다 크겠죠?”라는 질문들이다. 30여 년간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온 임상가로서 필자가 늘 강조하는 대답은 하나다. 성장은 결코 아이를 기다려주지 않으며, 모든 아이에게는 저마다의 ‘골든타임’이 있다는 사실이다.

의학적으로 성장의 골든타임이란 성장판이 열려 있고, 성장호르몬이 가장 효율적으로 분비되는 시기를 말한다. 대개 사춘기 전후의 2~3년이 그 정점이다. 하지만 최근 아이들의 성장 환경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환경호르몬 노출로 인해 사춘기가 빨라지는 ‘성조숙증’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성장의 문이 닫히는 시간 또한 앞당겨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많은 부모가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성장을 단순한 ‘시간의 흐름’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성장은 정교한 ‘에너지 경영’에 가깝다. 아이의 몸이 가진 에너지가 성장에 온전히 쓰이느냐, 아니면 다른 곳으로 분산되느냐의 싸움이다. 예를 들어, 최근 급증하는 거북목이나 척추 측만 같은 체형 불균형은 단순히 자세의 문제가 아니다. 약해진 척추기립근과 기초 근력은 아이의 몸을 쉽게 피로하게 만들고, 그 피로를 회복하느라 성장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든다. 뼈가 약한 아이가 운동을 싫어하고 자꾸 누워 있으려 하는 것도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몸이 보내는 ‘에너지 고갈’의 신호다.

따라서 진정한 골든타임 관리는 단순히 ‘잘 먹이는 것’을 넘어선다. 필자는 이를 ‘1-2-3 법칙’으로 제안한다. 하루 한 번 햇빛을 보며 20분간 걷고, 하루 두 번 인슐린 수치를 안정시키는 제철 채소를 챙기며, 하루 세 번 성장판을 자극하는 기지개를 켜는 사소한 습관들이 모여 아이의 유전적 잠재력을 깨운다. 특히 밤 10시 이전의 숙면은 성장호르몬이라는 천연 보약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성장판이 닫히기 시작하면 그 어떤 현대 의학으로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 성장의 시계추는 단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종착역’을 향해 달린다. 지금 우리 아이가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다고 하지는 않는지, 정수리에서 낯선 호르몬의 냄새가 나지는 않는지 부모의 예민한 관찰이 필요하다. 아이가 보내는 사소한 신호들이 바로 ‘지금 도와달라’는 골든타임의 구조요청이기 때문이다.

결국 성장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뛰는 이어달리기다. 부모는 아이가 지치지 않도록 올바른 영양과 환경이라는 바통을 넘겨주어야 하고, 아이는 그 힘을 바탕으로 자신의 숨은 키 1cm를 향해 달려 나가야 한다. 아이의 성장이 멈춘 뒤에 후회하는 것만큼 뼈아픈 일은 없다. 우리 아이의 성장은 ‘나중’이 아니라 바로 ‘지금’ 결정된다. 지금 이 순간도 아이의 성장 시계는 째깍거리며 흐르고 있다. 당신은 오늘 아이의 골든타임을 위해 무엇을 확인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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