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전장연 대표 '버스운행 방해' 체포는 위법…국가가 배상해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19일, 오후 06:34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시위 과정에서 경찰에 불법 연행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와 그의 활동지원사에게 국가가 총 1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했다.

대법원.(이데일리DB)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경석 전장연 상임공동 대표와 활동지원사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지난 15일 심리불속행 기각하고,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확정판결에 따라 국가는 박 대표에게 700만원, A씨에게는 3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대법원이 형사 사건을 제외한 소송에서 하급심 판결에 법리적 잘못이 없다고 보고 쟁점에 대한 본격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앞서 박 대표는 2023년 7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호텔 앞 노상에서 시내버스를 가로막아 운행을 방해하며 시위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가 이튿날 석방됐다. A씨도 함께 연행돼 조사받았다.

당시 박 대표는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휠체어, 안전띠 등이 마련되지 않은 호송 차량에 탑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약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박 대표는 “요건을 갖추지 않았는데도 현행범 체포했고, 장애인 호송 전용 차량 등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규정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조사를 마친 후 불법 구금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경찰이 박 대표와 A씨를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체포한 점이 형사소송법에서 요구하는 ‘범죄의 명백성’과 ‘체포의 필요성’을 모두 갖추지 못한 위법한 체포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현행범 체포 요건인 범죄의 명백성과 체포의 필요성을 갖추지 못한 위법한 체포”라며 “국가는 공무원들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이와 함께 박 대표 등이 체포 전까지 도로에 있던 시간은 불과 1분도 되지 않았고, 미신고 집회였다고는 하지만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해산명령 대상이 될 정도였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봤다.

체포 후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장애인인 박 대표 등을 인도에서 포위한 채 25분 동안 방치했고, 승합차를 이용해 경찰서로 호송한 과정 등에서도 인권을 침해하거나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을 위반했다고도 판단했다.

국가가 불복했으나 2심도 이같은 1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항소를 기각했다.

한편 대법원의 판단이 나온 직후 전장연은 ‘대법원, 경찰의 위법 행위에 대해 장애인 권리운동에 손을 들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전장연은 “이번 판결은 2021년 이후 가속화된 장애인 권리 투쟁에 대한 경찰의 무분별한 공권력 행사에 경종을 울리는 역사적인 판결”이라며 “법원은 경찰의 행위가 단순한 과실을 넘어 헌법과 형사소송법, 그리고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정면으로 위반했음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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