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미래? 현재 자립토록 지원하는 게 우선…젊고 활기찬 도시 출발점”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22일, 오전 06:15

[이데일리 이영민 함지현 기자] “청년이 지금 당장 살아갈 수 있어야 도시도 살아난다. ‘청년은 미래’라는 말로 치부할 게 아니라 지금을 버티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행정, 그것이 젊고 활기찬 도시 영등포의 출발점이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이 영등포구의 청년 정책 방향을 말하고 있다.(사진= 이영훈 기자)
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은 2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임기 3년 6개월 동안 소통에 집중했다고 회고했다. 그의 명함에는 ‘주민의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반영하듯 24시간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그와 대화할 수 있는 QR 코드가 인쇄돼 있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질문하면 답을 한다는 최 구청장은 요즘 청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취업난 속에서 자립을 꿈꾸는 ‘독립청년’의 새 출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주민 3명 중 1명 청년…직접 소통으로 저출산·건강 고민 해결

영등포구는 전체 인구 37만명 중 3분의 1이 넘는 약 13만명이 청년층인 젊은 도시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청년 비중이 높다. 편리한 교통과 풍부한 일자리는 청년들을 영등포로 모이게 했지만 이들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최 구청장은 “내가 청년이던 시절은 열심히 하면 취업하고, 결혼과 독립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던 시대였다. 꿈을 꾸면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 사회 전반에 있었다”며 “오늘날의 청년층은 취업이 어렵고 주거 부담이 커져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시대를 산다”고 안타까워했다.

최 구청장은 청년이 자립할 기반을 만드는 것이 지방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피부에 닿는 행정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해 18개 동을 직접 도는 원테이블 투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찾아가는 청년 정책을 꾀했다.

‘임신 사전건강관리 지원 사업’은 최 구청장의 소통이 빛을 발한 대표적인 사례다. 영등포구는 지난해 국·시·구비 2억여원을 투입해 20∼49세 구민의 가임력 검사비를 지원했다. 시작하자마자 신청자가 몰리면서 1년 치 예산이 금세 동났다. 당시 한 청년 구민으로부터 ‘벌써 마감됐다니 말이 되느냐’는 SNS 메시지를 받은 최 구청장은 대기 신청자를 위해 그해 6월 추경 예산을 편성했다. 이후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 지원을 요청하는 민원이 제기됐고 결국 보건복지부의 추가 국비 지원을 이끌어냈다.

최 구청장은 “한 명의 청년 메시지가 영등포구를 넘어 중앙부처가 전국에 지원을 확대하게끔 하는 게 지방자치”라며 “시민의 바람을 정책화해서 실행을 하면 나머지 주민도 모두 혜택을 본다”고 말했다.

영등포구는 청년의 행정 참여를 늘리기 위해 2023년 ‘청년정책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듬해 청년정책과를 신설했다. 이곳에서 청년 주거 독립생활을 지원하는 △영(Young)한 독립생활 △임장 투어 △부동산교육뿐 아니라 취업준비생의 자격시험 응시료를 지원했다.

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경부선 철도 지하화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교통 편의·주거불안 해소 밑작업…“살아서 좋은 영등포 만들 것”

청년의 주거와 취업 고민을 근본적으로 없앨 도시 변화도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다. 영등포구는 늘어나는 주거인구에 대비해 기존의 지하철 1·2·5·7·9호선과 KTX, 일반철도뿐 아니라 신안산선과 GTX-B 노선을 추가로 연결할 계획이다. 신안산선이 생기면 경기 서남부 지역과 여의도를 30분 내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GTX-B 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여의도까지 23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최 구청장은 “경부선 철도 자리와 그 주변부는 주거와 업무, 문화가 어우러지는 복합도시로 조성할 것”이라며 “인천, 경기지역에서 인구가 더 유입되더라도 영등포는 명품 주거지와 교통을 함께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1992년 영등포구청에서 첫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최 구청장은 앞으로도 오직 주민만 바라보는 행정으로 구정을 챙기겠다고 했다. 그는 “정치하는 구청장이 아니라 일하는 구청장으로 남고 싶다”며 “주민들의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는 일을 차질 없이 완성하는 게 남은 임기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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