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입장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는 민법 제766조 제1항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한 단기소멸시효 기산점을 정함에 있어 권리행사의 객관적, 합리적 기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최초 판시라는 데에 의미가 있다. 특히 5·18민주화운동 등 과거사 사건 피해자들을 충실히 구제하고자 했다는 취지 또한 의의가 있다는 게 대법원 설명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조희대 대법원장, 주심 대법관 노택악)는 22일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및 유족들이 2021년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가족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며 원고 패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들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및 유족들 중 일부는 1990년 8월 옛 광주민주화보상법이 제정된 후 이에 따라 보상금을 수령했다. 다만 해당 법안에는 신청인이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동의한 때 5·18민주화운동 관련해 입은 피해에 대해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는 화해간주조항을 두고 있다.
헌재는 2021년 5월 27일 이같은 화해간주조항이 5·18민주화운동 관련해 입은 피해 중 정신적 손해에 관한 국가배상청구권 행사까지 금지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및 유족들이 갖는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이 민법 제766조 제1항에서 정한 3년의 시효로 소멸했는지 여부였다. 즉 위자료 등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 기산점을 보상금 등 지급결정일로 봐야할지, 헌재의 판단일로 봐야할지가 쟁점이 된 셈이다.
1심은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및 유족들, 2심은 국가의 손을 들었는데 대법원은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및 유족들의 승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민법 제166조 제1항에 따른 소멸시효 기산점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의 궁극적 판단 기준은 ‘권리행사의 객관적, 합리적 기대가능성’”이라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함에 있어 객관적, 합리적 기대가능성을 부정하는 사유가 있다면 그것이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법률상 장애사유가 아니라도 단기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원고들에게는 헌재 위헌결정이 있기까지 관련자 가족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었던 장애사유가 존재했다”며 “관련자의 가족이 권리행사를 하지 못한 상황은 국가가 뒤늦게 보상 관련 법령을 제정·집행하는 과정에서 보상의 대상과 범위를 협소하게 규정하고, 보상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려고 하면서 초래한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대법원은 이어 “국가배상제도의 목적과 과거사 사건의 특수성 및 그 피해자 보호 필요성을 아울러 고려한다면 관련자의 가족에게 보상금 등 지급결정일에 자기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을 행사할 것을 객관적·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으므로, 보상금 등 지급결정일을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삼을 수 없다”며 “원고들은 헌재 위헌결정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기 전에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원고들의 가족 고유의 위자료 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