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에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하는 학생들이 붙인 대자보와 손피켓이 붙어 있다. (사진= 방인권 기자)
27일 이데일리 단독 취재에 따르면 동덕여대는 지난 12일 대학평의원회를 열고 학칙 제1조(교육목적)에서 ‘여성’ 문구를 삭제하는 안건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이날 회의록에 따르면 학칙에 명시된 ‘지성과 덕성을 갖춘 여성 전문인’이라는 문구를 ‘지성과 덕성을 갖춘 전문인’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올려 찬성 8명, 반대 2명으로 가결됐다.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은 현재 1학년 학생들이 졸업하는 시점 이후인 2029년 3월 1일(2029학년도)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했다.
대학평의원회는 교수·직원·학생 등으로 구성된 법정 심의·자문 기구로 학칙 개정이나 대학 발전계획 등 학교 운영의 주요 사안을 다룬다. 11명으로 구성된 동덕여대 대학평의원회의 이날 회의에는 10명이 참석했다. 학교법인 동덕학원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이번 평의원회 의결 결과를 바탕으로 학칙 개정 및 공학 전환 계획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재학생들의 압도적인 반대 여론과는 다른 결과로 학내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재·휴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7.5%가 학칙에서 ‘여성’ 문구를 삭제하는 데 반대한다고 답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학생 평의원 2명은 공학 전환과 대학 발전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목적부터 선제 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특히 공학 전환과 연계한 재정 계획과 관련해 국고 지원 규모에 비해 과도한 재정 소요가 예상된다는 지적도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평의원들 역시 발전계획 전반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회의에서 향후 추가 설명과 의견 수렴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회의록에 기록됐다. 다만 해당 안건은 표결 절차를 거쳐 원안대로 가결됐다.
안건 통과 이후 학생 측 평의원들은 회의 결과에 항의하면서 회의록 서명을 거부했다. 회의록에는 학생 평의원들이 회의록 수정 과정에는 참여했지만 최종 서명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대학평의원회 의장은 “회의록 수정까지 함께했음에도 서명하지 않은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회의 참석자 ‘비밀유지’ 공문…학생 측 반발도
특히 학교측이 회의 이후 학생 위원들에게 ‘비밀 유지’ 성격의 공문을 보내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학교 측이 발송한 ‘대학평의원회 운영 절차 준수 및 협력 요청’ 공문에는 “공식 회의록 기재사항 외 타인의 발언 내용은 기밀사항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를 임의로 게재하거나 유포하는 행위는 의사결정 기구의 신뢰도를 저해할 우려가 있으니 엄중한 정보 관리를 요청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해당 공문을 공개하면서 “공식 회의에서의 발언이 기밀이라는 명확한 근거도 없이 학생 위원을 압박하는 태도는 부당하다”며 “학생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처사”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본교 대학평의원회 규정엔 12조 비밀유지 의무가 있다. 회의록 합의 범위를 벗어난 타 의원의 발언, 실명 등을 동의 없이 공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식 회의록을 공개하기 전에 의원들의 실명과 발언을 포함한 미확정 정보가 타인의 동의 없이 게재되면서 엄중한 정보관리를 요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