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27일 입장문을 통해 의대 증원을 멈추고 추계 기간을 최소 1년 이상 연장하자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정부의 의사 인력 수급 추계는 논리적 일관성이 부족하다”며 “인공지능(AI)이 의료 인력 역할을 상당 부분 대체·보완할 수 있음에도 추계 모형에는 AI 생산성이 6% 반영되는 데 그쳤으며, 추계 모형대로라면 2040년 약 250조원의 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는 이를 충분히 논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가 의학 교육과 수련 현장의 한계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지난해 급격한 증원이 이뤄진 일부 의과대학은 2024·2025학번 이 수업을 함께 듣고 있는 ‘더블링 문제’와 강의실, 실습 기자재 부족은 물론, 카데바(해부학 실습용 시신) 확보조차 어려운 상태로 파행적인 학사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리적·인적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원 확대는 결국 정책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급한 결론 도출은 추계위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정치적 일정에 따라 흔들리는 정책은 사회적 갈등만 유발할 뿐”이라며 “추계위를 통해 최소 1년 이상의 충분한 기간 동안 데이터 분석과 정책 효과를 검증하자”고 촉구했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도 이날 의대 증원 추진을 중단하고 의료 정상화 과제부터 우선 이행하라는 입장문을 냈다.
노조는 “추계의 목적은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정 의료 인력을 과학적으로 추계하는 것이지만, 실제 추계 과정에서 데이터 확보도 제한됐고, 전문 과목별 추계도 미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는 섣부른 의대 정원 숫자 확정을 중단하고, 충분한 기간과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해 의료 인력을 추계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도 정부가 2월 초 의대 정원을 확정하기 위해 속도전에 매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의대교수협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의대 교육 및 수련 현장의 운영계획을 검증하고, 즉시 실행 대책 패키지를 확정해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의대교수협은 지난 14일 복지부에 ‘추계 결과 존중’의 해석 원칙과 복수 시나리오 적용 기준, 단기 잉여 구간에 대한 정부의 해석과 함께 ‘즉시 실행 대책 일정표’를 서면으로 질의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도 지난 15일 “추계위 결과를 향후 의대 정원 증원의 근거로 삼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거듭 우려를 표했다.
의협은 “의대 교육환경은 더블링, 추가 학기제 등으로 인해 혼란이 현재 진행형이고, 교수들의 어려움 역시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교육 현장의 정상화 과정이 선행된 후 정원을 논의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증원된 의대 정원을 지역의사제 전형에 활용하겠다는 보정심 발표에 대해서도 법안 취지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추계위 결과를 지역의사제 정원에 반영한다고 했으나, 정작 추계위에서는 이에 관련된 결과를 추후 과제로 미뤄 법 취지에 부합하지 못한 상황이 됐다”며 “추계위의 결과 발표가 미흡하고 불완전한 결과 발표였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날 오후 의대 정원 규모를 논의하는 보정심 제5차 회의에서 증원 규모의 윤곽을 좁히고, 늘어난 의대 정원을 지역의사제로 배정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