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2025.9.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전북 남원시가 '테마파크 사업 중단'을 문제로 금융 대주단(돈을 빌려준 금융기관 등의 단체)과 손해배상소송을 진행한 끝에 400억대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게 됐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9일 대주단이 남원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남원시가 제기한 상고를 기각하고 남원시가 대주단에게 손해배상금 408억 원과 이에 대한 이자까지 배상해야 한다는 원심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소송은 2017년 남원시가 추진한 광한루원 일대 모노레일, 루지 등 레저시설을 포함한 테마파크 조성 사업이 중단되면서 불거졌다.
민간사업자 A 업체는 2020년 테마파크에 모노레일과 집와이어 등의 설치를 포함한 사업을 진행하기로 남원시와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A 업체는 남원시의 보증을 담보로 대주단으로부터 405억 원을 대출받아 공사를 진행했다.
남원시는 2022년 6월 시설 준공이 됐음에도 "전임 시장 시절 체결된 이 협약은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라며 A 업체에 사용·수익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A 업체는 준공 이후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했고 경영난에 시달리다 2024년 2월 결국 운영을 중단하고 남원시에 실시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대주단은 A 업체와 남원시의 협약 해지에 따라 대체시행자를 선정할 의무를 이행해달라고 했지만 남원시가 이에 응하지 않자 408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모두 대주단 손을 들어줬다. 남원시가 대주단에 민간사업자 대출금을 보증한 만큼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남원시가 정당한 사유 없이 사용·수익 허가를 지연한 만큼 분쟁의 근본 원인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또 남원시가 대체 사업자를 선정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점을 들어 손해배상금 408억 원과 지연 이자 지급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1심과 같았다. 2심 재판부는 "대체 시행자 선정 의무나 대출 원리금 상환의무는 기부 조건에 해당하지 않아 조건부 기부채납 위법 주장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시행령상 전액 민간 자본 사업은 투자심사를 생략할 수 있고, 설령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이는 예산편성 지침 위반에 불과해 협약을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남원시의 손해배상금 감액 주장을 두고 "감액은 경제적 약자인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해 공정성을 잃는 경우에만 인정된다"며 "원고는 투자자가 아닌 대출 채권자이고, 협약 해지의 근본 원인은 남원시가 사용 수익허가를 제때 하지 않아 개장이 지연된 데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의 불이행 기여나 감독 부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정상 개장이 이뤄졌다면 원리금 상당 부분을 회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남원시 항소를 기각했다.
우선 대법원은 대주단이 민법상 '제3자를 위한 계약'에 근거해 남원시의 대체시행자 선정 의무 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어 남원시가 대체시행자 선정 및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서 금지하는 조건부 기부채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어 "이 사건 실시협약에 대한 지방의회의 의결을 요청할 때 2021년 1월 개정 전 지방재정법에 따른 투자심사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체결 자체가 위법하게 된다거나 지방의회 의결을 거친 행위의 대외적 효력까지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실시협약이 무효임을 전제로 이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피고(남원시) 주장을 모두 배척한 원심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시협약에 따른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피고(남원시)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해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할 정도로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보기 어려워 이를 감액하지 않은 원심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goldenseagull@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