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환(가운데)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 (사진=연합뉴스)
해당 조항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 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 또는 ‘지역구 선거에서 5석 이상을 확보한 정당’에만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1·22대 총선에서 3% 득표를 못해 비례대표 의석을 받지 못한 군소정당과 후보들은 해당 조항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득표율 3% 기준이 이른바 ‘저지조항’에 해당하며 이를 충족하지 못한 정당과 그 정당에 투표한 유권자를 차별해 평등선거원칙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저지조항으로 인해 사표가 증가하고 선거의 비례성이 약화되며 새로운 정치세력의 원내 진출이 구조적으로 차단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군소정당이라고 하더라도 그 수가 많지 않고 사회공동체에서 필요로 하는 국민적 합의의 도출을 방해하거나 의회의 안정적 기능을 저해시키는 정도가 아니라면 군소정당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례대표 의석배분의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거대 양당 체제가 고착된 상황에서 저지조항이 의회의 안정성을 높이기보다는 거대정당의 의석 집중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대통령제 정부 형태 역시 의회 통치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원내 다수세력을 형성해야 할 필요성이 의원내각제 국가보다 크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
한국 정치의 현실상 저지조항이 없다고 해서 군소정당의 난립으로 이어질 정도도 아니라고 봤다. 헌재는 “우리 정당법은 정당 설립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직을 규정해 이미 신생정당이나 군소정당에 대한 진입장벽을 세우고 있으므로 저지조항을 둘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국회법은 국회의 효율적 운영을 담보하기 위해 교섭단체 제도를 두고 있으므로 저지조항의 폐지로 군소정당의 원내진출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 국회의 원활한 운영이 저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인 제1호뿐 아니라 심판대상이 아니었던 제2호까지 함께 무효로 해 제189조 제1항 전체를 위헌으로 선언했다. 득표율 요건만 위헌으로 선언할 경우 ‘지역구 5석 이상’ 요건만 남아 오히려 저지조항이 더 강화되는 결과가 된다는 판단에서다.
반대 의견을 제시한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내용은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에 맡겨져 있으며 비례대표제의 경우 저지조항을 둘 것인지 또는 그 비율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헌법적 기준은 없다”며 “저지조항은 극단주의 세력이 일정한 수준 이상의 지지율을 획득할 때까지 의회에 진출하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하는 효과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헌재는 정당으로 등록되지 않은 사회변혁노동자당이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서는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