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공천헌금과 서울 강서구청장 출마 로비 의혹을 받는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30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서울 마포구)에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욕은 인간의 욕구 중 하나다. 18세기 영국의 자유주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그의 저서 ‘국부론’에서 심지어 “인간의 이기심과 물욕은 경제 발전의 핵심 동력, 즉 긍정적인 경제적 에너지”라고 명명했다. 하지만 권력을 차지하려고, 혹은 이미 쥐고 있는 권력을 휘두르면서 축재(蓄財)를 하는 것이 과연 긍정적 경제적 에너지인가.
지난해 말부터 ‘김경’이라는 이름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거의 모를 수 없는 이름이 되었다. 국회의원도 아닌 시의원이 이렇게까지 명성을 얻은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그가 이 명성을 얻은 이유는 결코 축하할 일이 아니다. 그는 현재 공천 헌금 수수 및 뇌물 공여 등 여러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지난 26일 시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경 전 서울시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후보 공천을 받기 위해 당시 강선우 의원 측에 1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으며, 2022년 지방선거 이후에도 강선우 의원에게 현금을 더 전달하려 하거나 제삼자를 통한 ‘쪼개기 후원’ 방식으로 추가 자금을 건네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것뿐만 아니라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공천을 목적으로 정치권 인사들에게 금품을 전달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며, 경찰은 수백 건의 녹취를 통해 이 ‘김경 게이트’에 연루된 현직 의원들이 다수라는 것까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경 전 의원의 가족이 운영하는 건설 및 부동산 업체들이 서울시와 280억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이 있어서 서울시 감사 또한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혐의만 봐도 김경 전 시의원이야말로 전형적인 부패 혐의를 받는다는 건 그 누구도 부정할 수가 없겠다. 그가 만약 조선시대에서 녹을 받는 관리였다면, 탐관오리로 분류될 수도 있다.
한 번 더 깊게 생각해봐야 할 것은, 과연 이런 뇌물 공여 의혹이 김병기 의원, 강선우 의원, 그리고 김경 전 의원만의 문제일 것이냐이다. 김경 전 의원은 수사를 받으며 억울하다는 취지의 발언 또한 했다는 보도가 전해진 바 있는데, 이는 이런 매관매직의 행태가 21세기 대한민국 정치판에도 만연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정계인은 아니지만 그쪽을 잘 아는 필자의 멘토 중 한 분께서는 필자에게 “너 비례(대표 공천) 받으려면 2억은 내야돼”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김경 전 의원은 또한 2023년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당시 전략공천을 경선으로 바꾸기 위해 로비하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당직자 A씨에게 “돈을 너무 많이 썼다”라며 푸념까지 했다고 보도도 나왔다.
소위 ‘걸린 것’이 김경 의원일 뿐, 공천을 대가로 검은 돈이 오가는 것은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여느 당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모든 국민이 가지게 되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그것도 옛 20세기의 유물일 것이라고 믿던 국민을 기만하고 배신한 셈이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철저한 선거법 시행으로 인해 선거기간에는 부정행위가 많이 줄었다. 선거법 위반으로 정치인의 당선이 취소되어 재보궐선거를 치른다며 이따금 올라오는 뉴스는 우리도 이제 익숙하다. 하지만 이번 김경 사태로 인해 그 선거를 치르게 하기 전 단계인 공천에서의 비리는 뿌리 뽑지 못했다는 것이 만천하에 밝혀졌다. 이제는 정치인들의 공천 시스템이 투명하게 그리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