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의실에서 경계선지능인의 생애주기별 어려움과 복지서비스 간극을 다룬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026.01.30/© 뉴스1 권진영 기자
경계선지능인의 삶 전반에 걸쳐 제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지원 체계 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경계선지능인은 통상적으로 71~84 사이의 지능지수(IQ)를 가진 이들을 일컫는다. '느린 학습자'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장애인으로는 분류되지 않아 각종 복지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사)느린학습자시민회는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경계선지능인의 평범한 삶을 위한 생애주기별 어려움과 복지서비스 간극 토론회'를 열었다.
관련 법률안을 발의한 서 의원은 "경계선지능인은 학령기에는 '학습이 느린 아이'로, 성인이 되어서는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할 사람'으로 분류된다"며 "제도가 존재를 인식하지 않을 때 그 공백은 방임과 착취, 반복되는 인권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경계선지능인에게 필요한 것은 장애 등록이 아니라 교육·돌봄·직업·주거·상담 등 생애 전반을 잇는 공적 지원의 연결"이라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정선영 한경국립대학교 사회복지학 전공 교수는 "경계선지능인은 지능 검사로만 알 수 없다"며 "평균적인 범주의 지능을 가지고 태어났다가도 가정 내 폭력·학대·방임 등이 인지적 어려움을 초래해 경계선지능인 범주로 떨어뜨린다는 해외 연구 사례가 꽤 많다"고 했다. 환경과 정신적 외상에 따라 지능지수는 악화하기도, 호전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경계선지능인과 정신질환의 관계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경계선지능인의 특징이 발현되는 초등학교 3~4학년쯤 조기선별되지 못한 아이들은 학령기를 거치며 주변과의 관계에서 배제와 차별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되는데, 극심한 정서적 스트레스에 정신건강마저 해칠 우려가 있다.
정 교수는 "경계선지능인의 정신병적 증상 유병률은 평균 대비 2.3배, 환청 경험률은 3배가 더 높다"며 "경계선지능인 아동 중 40% 이상이 최소 하나 이상의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오경옥 의정부시일시청소년쉼터 소장은 "전체의 13.6%로 추정되는 이 대상자들을 우리는 투명(인간으로), 인간 사회 부적응자·은둔·고립 등등 다양한 프레임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청소년 쉼터 이용자 중 36.4%가 정신장애·지적장애·경계선지능인으로 나타난다"며 "경계선지능 아동의 학교 중도 탈락률은 일반 아동보다 10배 높다"고 했다.
혐오적인 프레임을 벗어나 맞춤형 지원을 거치면 사회의 일원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오 소장은 쉼터를 거쳐 간 경계선지능인들의 사례를 들어 "아이들이 사회성을 기를 기회들이 없었지만 2년이 경과됐을 때 자신감이 붙고 아르바이트를 해보려 하는 등 도전 의식을 갖는다"고 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청년기 이후 지원의 연속성 △관련 전문가 역량·처우 개선 △맞춤형 고용·자립 지원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김민정 안산시 부곡종합사회복지관 과장은 "청소년기부터 성인기에 이르는 경계선지능인 당사자들은 우울·불안 등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빈번히 호소하고 있다. 자살·가출·사회적 고립 등 위기 상황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구조화된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유미숙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부대표는 "우리 단체를 4년 동안 거쳐 간 20대 엄마들의 80% 이상이 경계선지능인이었다"며 "대부분 원가족으로부터 방임과 학대를 겪으며 후천적으로 학습 기회를 박탈당한 이들"이라고 했다.
변민수 사회복지학 박사는 "고용과 관련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표준화된 (일 경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입법을 통해 고용노동부가 담당부처를 맡아 경계선지능인의 실질적 자립을 담보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realkw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