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쿠팡 로저스 임시대표 4시간째 조사…‘셀프조사’ 정조준

사회

이데일리,

2026년 1월 30일, 오후 06:39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셀프 조사’로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을 받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에 대한 경찰 조사가 4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로저스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53분께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경찰청에 출석해 오후 6시 20분 현재까지 조사를 받고 있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셀프 조사’로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30일 서울경찰청으로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찰은 로저스 대표를 상대로 쿠팡이 경찰 수사에 앞서 개인정보 유출 피의자를 중국 현지에서 접촉했는지, 회사 차원에서 노트북을 회수해 자체 포렌식을 진행한 경위가 무엇인지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로저스 대표에 대한 직접 조사는 이번이 처음으로, 쿠팡 관련 수사를 위해 경찰이 종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번 조사는 통역을 거쳐 진행되고 있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로저스 대표 측이 동행한 변호인과는 별도로 추가 통역 인력을 배치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로저스 대표는 출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영어로 “쿠팡은 그동안 그래왔듯 한국 정부의 조사에 전면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오늘 경찰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유출 규모가 3000건에 불과하다는 근거가 무엇이냐’, ‘증거 인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일각에서는 로저스 대표가 조사 직후 출국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으나, 이날 조사만으로 절차가 마무리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로저스 대표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정부 조사와 경찰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쿠팡은 자체 조사 결과 유출된 개인정보가 3000건이라고 발표했으나, 경찰은 실제 유출 규모가 최대 3000만건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증거가 인멸되거나 유출 규모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로저스 대표는 국회 청문회에서 해당 ‘셀프 조사’가 국가정보원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국정원이 이를 부인하면서 위증 혐의도 적용된 상태다. 이와 함께 2020년 사망한 쿠팡 노동자 고 장덕준 씨의 산업재해 책임을 축소하거나 회피하는 취지의 보고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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