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1개 미결제"…8살 아이 모자이크 사진 붙인 업주 결국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01일, 오전 11:32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무인점포에서 아이스크림 1개를 결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자이크 처리된 초등학생 얼굴 사진을 가게에 게시한 업주가 1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사진=연합뉴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형사항소5-3부(부장판사 이연경)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무인점포 업주 A(46)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3년 4월 23일 인천의 한 무인점포에서 초등학생 B군(당시 만 8세)이 아이스크림 1개를 결제하지 않고 가져가자 얼굴이 반투명하게 처리된 폐쇄회로(CC)TV 영상 캡처 사진 4장을 매장에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사진과 함께 ‘양심 있는 문화인이 됩시다’ 등 절도를 암시하는 문구도 적어 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게시물이 붙은 직후 한 매장 손님으로부터 “너 아니냐”는 말을 듣고 부모에게 이를 알렸다. B군의 부모는 A씨와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같은 해 5월 4일 아이스크림값을 결제했다.

이후 A씨는 형사미성년자인 B군에 대해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린 이후에도 같은 해 7월부터 9월까지 다시 해당 사진을 매장에 게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매장이 B군이 다니는 학교 인근에 위치한 점을 들어 “모자이크 처리됐더라도 지인이라면 피해 아동을 충분히 특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해당 게시물로 인해 B군이 적응 장애 진단을 받고 불안을 호소하는 등 정신 건강과 발달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입은 정신적인 충격의 정도나 명예훼손 정도에 비춰 볼 때 피고인의 책임이 가볍다고 볼 수는 없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행위의 정당성만을 강변하고 아동이 입었을 상처를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다만 “피고인이 무인점포를 운영·관리하면서 겪었을 고충을 감안하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게시물에서 다소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했고 부족하나마 모자이크 처리를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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