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땀을 흘리며 실습을 하는 수용자들과 종종 웃음꽃을 피우기도 하던 교도관들의 표정 속 피로감은 감추긴 어려웠다. 사회에서는 물론 교도소에서도 쉽사리 적응하지 못한 수용자들의 욕설·폭력에 직면하는 상황은 빈번한 데 교정시설 과밀수용은 이들을 더욱 힘겹게 한다고 했다. 민원을 넘어 수용자들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하는 일마저 빈번하다고 했다.
경기도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의 타일 기능사 과정반의 모습. (사진=법무부)
화성직업훈련교도소 교도관들이 지난달 29일 법무부 출입 언론사 기자들을 초청해 교도소 운영 현황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나선 배경도 이 때문이다.
통상 교정시설은 크게 나눠 △아직 재판을 받고 있어 형이 정해지지 않은 미결 수용자를 수용하는 구치소 △재판이 끝나 징역이 확정된 기결 수용자를 수용하는 교도소 등으로 구분한다. 단 시설이 여의치 않아 교도소에 미결과 기결 수용자가 혼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화성직업훈련교도소는 기결 수용자가 출소했을 때 사회에 연착륙하고 재범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기술 교육을 제공하는 특수한 곳이다. 이곳 역시 미결 수용자들을 적잖게 수용하고 있다. 교도관들 입장에선 기결 수용자들의 사회 복귀를 돕는 본연의 역할에 더해 미결 수용자들을 관리해야 하는 업무마저 끌어안은 셈이다.
이날 타일 기능사 과정반에 들어서자 수용자들이 시멘트벽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실습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 검은 뿔테 안경 너머 동그란 눈동자로 수평기의 기포를 좇는 이들을 바라보면서 박성호 직업훈련 교도관은 “연출이 아니다”고 했다.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는 남성 수용자 공과 25개, 여성 수용자 공과 1개로 총 26개의 직업 훈련 코스를 마련했. 각 교도소에서 교육을 희망하는 이들을 선정해 6개월에서 1년까지 기술을 가르친다. 이들은 6개월간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타일 시공 교육을 받는다. 이중 출소가 얼마 남지 않고 남다른 재능을 보이는 이들은 취업 연계반으로 분류돼 1~2년 정도 추가 교육을 받는다. 출소하면 교도소에서 일자리 알선을 해주기도 한다. 1년에 20~30명 가량이 연계반으로 남아 학습한다고 한다.
박 교도관은 “다 수용자들이 실습용으로 한 것이다.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다”며 “타일을 배우기에는 여기가 제일 좋다”고 자부하기도 했다.
경기도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여성 수용소의 모습. (사진=법무부)
이날 현장에서 만난 교도관들은 화성직업훈련교도소와 같은 교정시설이 제 역할에 더욱 충실하기 위해선 교정시설 환경개선 및 교도관들의 처우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취재진 방문 소식에 이같은 목소리에 힘을 실으려 이날 휴무를 취소하고 출근길에 나선 교도관까지 있다고 했다.
직접 찾은 교도관 상주 여성 수용소 관리실만 해도 성인남녀 3명이 채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비좁았다.
한 교도관이 “오늘은 기자들이 방문해서 그런지 조용하다”고 하자 동행한 다른 교도관은 “평소에는 여기저기서 소리 지른다”고 전했다. 업무 시간 도중 욕설을 듣는 일은 일상이고, 난동을 부리는 수용자를 제압하다 되레 맞는 일도 적잖다고 했다. 폭력에 맞대응했다간 징계를 당할 수 있는 만큼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혼자 눈물짓는 일뿐”이라고 털어놓는 교도관도 있었다.
교정시설 내 사건·사고 발생시 초동조치를 하는 기동순찰팀(CRPT)조차 예외는 아니었다. 업무상 애로사항 1순위로 ‘민원’을 꼽은 이들은 고소·고발을 당하는 일도 많다고 했다. 이날 마주한 8명의 팀원 중 4명이 고소·고발을 당한 상태였다.
교정본부에서 실시한 ‘2024년 교정공무원 정신건강 실태분석’에 따르면 교정 공무원이 직무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 1위로 ‘수용자 관리’가 꼽혔다. △수용자 민원 및 고소 △거칠고 난폭한 수용자 관리 △수용자의 심부름꾼처럼 느껴지는 업무 등이 뒤를 이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직원 간담회에서 “교정시설 환경개선과 현장 근무자의 처우 개선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아 성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법조 기자단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화성시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 방문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법무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