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급등, 이 종목 사세요”…‘불장’에 나타난 불청객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01일, 오후 07:21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오천피(코스피 지수 5000 돌파), 천스닥(코스닥 지수 1000 돌파).’

국내 증시가 연일 활황을 이루는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오픈채팅방 등 온라인상에서 투자 권유와 종목 추천 글이 확산하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은 허가받지 않은 ‘무등록’ 업자들로 자칫하면 사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와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투자자문 업체 대표의 매니저가 1대1 대화방에서 구체적인 종목과 매수 시점을 알려주고 있다(왼쪽). SNS에 “폭등주가 등장했다”며 종목을 알고 싶다면 메시지를 보내라는 홍보글이 올라와 있다. (사진= 정윤지 기자, SNS 갈무리)
1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SNS를 중심으로 주식 종목을 추천하는 글이 확산하고 있다. 이 글들은 “고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며 개인 메시지를 보내면 특정 종목을 알려준다고 홍보하고 있다.

글 내용은 대부분 비슷했다. 종목명을 제외하고 매수 시점과 예상 최고가, 수익률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특정 계정은 ‘1월 말에 반드시 매수해야 한다’며 최근 급등했던 휴림로봇(090710)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했다. 종목명을 확인하려면 개인 메시지를 보내라고도 했다. 그는 이 종목에 대해 ‘현재 주가 2180원에서 58만 5000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썼다.

실제 종목 추천 계정에 개인 메시지를 보내자 나이와 투자금 및 투자 경험을 물어왔다. 취재진이 접촉한 계정 5개는 모두 “곧 대기업과 합병 소식이 있어 급등하는 것”이라는 식의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까지 자신들의 추천으로 달성한 수익률은 400%가 넘는다고도 했다. 이 계정들은 종목명과 매수 시점, 매도 시점을 찍어줬다. 답장을 늦게 하면 재촉 연락을 보내기도 했다. 주문한 뒤에는 투자내역 인증을 요구했다.

1대1 메시지는 단체 대화방 초대로도 이어졌다.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밴드 등 SNS를 옮겨 여러 명이 있는 대화 방에 들어오라는 것이다. 178명이 모인 단체 리딩방에서는 자칭 주식 전문가가 주식 흐름을 설명하고 장이 열리면 종목을 추천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추천한 종목은 예상 매도시점이 됐지만 모두 하락했다.

이들 리딩방은 대부분 불법이다. 금융감독원 ‘파인(FINE)’에서 리딩방 대표자 명의나 업체 이름을 검색했지만 등록돼 있지 않았다. 현행법상 비금융회사가 투자자문을 하려면 금융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1대1 자문이나 개별 유료 상담은 불법이다. 이들 리딩방은 1대1 종목 추천은 물론 매수·매도 시점을 알려주며 수익률까지 인증하고 있지만 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불법 행위를 하는 것이다.

투자 피해를 봤다는 이도 있었다.

전북 익산에 사는 30대 주부 한 모씨는 로봇 관련주를 추천받아 10주를 샀다가 하루 만에 투자금 절반을 잃었다고 했다. 그는 “무조건 오른다는 말에 단타매매를 할 계획이었다”며 “하루 만에 다 잃을 줄은 몰랐다. 정말 전문가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씨는 해당 계정에 ‘추천 주식을 샀다가 폭락했는데 전문가가 맞느냐’고 질문했지만 연락이 끊겼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도 경고에 나섰다. 지난달 26일 금융감독원은 불법 리딩방 사기가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불법업자들이 유명 증권사 직원을 사칭하고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유인해 자금을 가로채는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2024~2025년 불법 투자리딩방 누적 피해액은 약 1조 2901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활황일수록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장은 더 커지고 있고 피해자는 더 많아질 수 있다”며 “신고가 들어오면 수사 의뢰를 하는 지금의 방식보다 당국이 책임감을 갖고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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