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차고 음주·외출제한 어긴 성범죄자…대법 "10분 지각도 유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02일, 오전 06:01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성범죄를 저질러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한 보호관찰대상자가 단 10분이라도 특정시간 외출제한 준수사항을 어겼다면 전자장치부착 등에 관한 법률(전자장치부착법) 위반으로 봐야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이데일리DB)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전자장치부착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상고심에서 외출제한 준수사항 위반으로 인한 전자장치부착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1년 2월 제주지법에서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청소년강간 등) 혐의로 징역 10년 및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을 선고받았다. 이후 A씨는 같은 법원에서 2022년 11월 ‘3년간 매일 00시~06시 사이 주거지 이외로 외출을 삼갈 것’이라는 특별준수사항을 추가로 부과받았다.

그러나 A씨는 2023년 1월 20시 40분경부터 23시 30분경까지 제주시 소재 단란주점을 방문한 후 음주를 했으며 이후 택시를 잡을 수 없어 도보로 귀가해 외출제한 시간을 10분 가량 넘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함께 A씨는 2023년 3월 ‘6개월 간 혈중알코올농도 0.8% 이상 음주를 하지 아니할 것. 이에 관한 보호관찰관의 음주측정에 따를 것’이란 특별준수사항을 또 부과 받았지만, 같은 해 3월 단란주점을 방문한 사실을 인지한 제주보호관찰소 직원의 3회에 걸친 음주측정 요구를 따르지 않은 혐의도 받았다.

1, 2심에선 음주측정 요구에 따르지 않은 혐의만 유죄로 보고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외출제한 준수사항 관련 2심 재판부는 당시 A씨가 제주보호관찰소 범죄예방팀 근무자에게 전화해 ‘택시가 잡히지 않아 걸어서 귀가하고 있어 외출금지 시작 시간보다 조금 늦겠다’고 보고한 점 등을 들어 “피고인이 외출제한 준수사항을 위반한다는 고의를 가지고 외출제한 시간에 외출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와 더불어 “외출관련 준수사항은 문언상 특정시간 사이에 주거지 이외로 외출을 ‘삼갈 것’이라고 돼 있어 절대적으로 외출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내용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도 했다.

다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준수사항을 부과한 경우 그 의미는 ‘전자장치 부착기간 중 정해진 준수기간 동안 야간 등 특정 시간대에는 원칙적으로 주거지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며 “한편 전자장치부착법에 의하면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피부착자 등이 준수사항을 위반하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 여기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전자장치부착법의 목적과 기능 및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피고인이 준수사항을 위반하게 된 구체적인 동기와 경위, 위반의 정도, 준수사항을 위반함으로써 발생한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씨 관련 “피고인이 택시를 타지 못하고 도보로 이동해 약 10분 정도 늦게 귀가했다거나, 외출제한 시작 시각 약 3분 전에 보호관찰소에 연락해 이러한 내용을 알렸다는 등 사정을 들어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 행위가 외출제한 준수사항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준수사항 위반의 고의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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