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국가 건강검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사회

이데일리,

2026년 2월 02일, 오전 06:32

[서울의료원 건강증진센터 이수형 센터장] 대한민국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국가 건강검진을 제공하는 몇 안 되는 나라입니다. 누구나 비교적 낮은 비용, 혹은 무료로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제도적 혜택입니다. 국가 건강검진은 대상자와 검사 항목을 지속적으로 확대·개선하며 발전해 왔다.

국가 건강검진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암과 심뇌혈관질환 등 주요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인 암의 경우,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따르면 전체 암의 5년 생존율은 70% 이상으로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특히 주요 암을 조기에 발견했을 때는 5년 생존율이 9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조기 검진과 치료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심뇌혈관질환에서도 국가 건강검진의 효과는 확인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와 서울대학교병원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국가건강검진 도입 이후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의 사망률은 약 42% 감소했고, 발생률 역시 약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건강검진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함으로써 생존율을 높이고, 일부 질환에서는 완치 가능성까지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건강검진이 항상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2012년과 2014년에 발표된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에서 국가 건강검진에서의 한계가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해당 연구에서는 개인의 연령, 가족력, 생활습관 등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획일적인 검사 항목이 적용된다던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지만 실제 검진 참여율에는 격차가 존재하는 문제. 특히 장애인이나 취약계층에서는 검진 참여율이 낮고, 접근 가능한 검진 기관이 부족한 문제가 지적되었습니다.

그리고 검진 이후의 사후 관리 체계가 충분히 구축되어 있지 않아, 이상 소견이 발견되더라도 치료와 관리가 개인의 책임으로 남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는등의문제점들이 제기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면서 국가 건강검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검진 전 예진 과정에서 개인 맞춤형 접근이 필요합니다. 기본 검진 항목에 더해 가족력과 생활습관을 고려하여 추가 검사를 선택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흡연자의 경우 저선량폐 CT 검사를 고려할 수 있으며, 특히 50세 이상이면서 흡연력이20갑년 이상인 경우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참조; 국가 폐암 검진대상은 54세 이상, 30갑년 이상). 대장암 검진 역시 45세 이후부터 시행하는 것이 권고되고 있으며 (참조 국가 대장암검진 대상자는 50세 이상), 유방암이나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일반 권고 연령보다 이른 시점부터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75세 이상이거나 기대 여명이 10년 미만인 경우에는 검진을 중단하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폐경이후 여성이나 골절 병력이 잦은 경우에는 골다공증 검사 역시 고려해야 합니다.

둘째, 검진 기관 선택도 중요합니다. 내시경, 초음파, CT, MRI 등 영상 및 시술 검사의 정확도는 기관과 의료진의 숙련도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질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결과에 대한 설명과 연계 진료가 가능한 검진 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장애인 등 의료 접근성이떨어지는 경우에는 이러한 요소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기관 선택이 중요하며, 국가 차원에서도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강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검진 이후의 결과 상담과 사후 관리는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검진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결과를 정확히 이해하고 질병 예방, 추가 검사, 치료 및 생활습관 개선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이를 통해 건강검진은 비로소 ‘검사’가 아닌 ‘건강 관리’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국가 건강검진은 제대로 된 기관에서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검진 전에는 의사의 충분한 예진을, 검진 후에는 결과 상담과 진료 연계를 통해 사후 관리를 받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활용 방법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국가 건강검진은 개인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의료원 건강증진센터 이수형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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